경남교육청, 피해 여부 전수 조사 전 관련 교육 진행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경남 진주시 모 중학교 교사가 상습적 성희롱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됐다.
31일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중학교 2·3학년 학생인 A 양과 B·C 군의 학부모가 지난 29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학부모들은 교사 D 씨를 성희롱과 욕설,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서 A 양은 2021년 3월께 D 교사가 사무실로 불러 “엉덩이가 크다”, “치마를 입었으면 좋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체육시간에는 “엉덩이가 크면 축구공을 맞아도 된다”라며 “엉덩이를 맞혀라”고 했고 A 양이 공에 맞을 때마다 “유쾌”, “상쾌”라고 놀렸다고 했다.
B 군은 D 교사가 2021년 3월부터 최근까지 티볼 경기 중 B 군이 실수하면 “XX 자폐냐”, “X신이냐” 등 욕설을 했고 주변에 있던 물건을 던지려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고소장 접수 후 학교 면담 기록부, 교육청 전수 조사 결과 등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아동학대 전담 경찰(APO), 학교 전담 경찰관(SPO) 등이 나서 수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자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오는 9월 1일에는 진주교육청, 시청 관계자, 중학교 교사와 APO 주관 통합사례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게 일정을 조율하고 부모 입회하에 조사를 진행하되 아이들의 정서적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필 것”이라며 “수사 진행에 따라 피고소인 소환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경찰 고소 건에 앞서 지난 18일 해당 교사가 수업 시간에 성적 발언을 한 혐의로 학교에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교사가 긴 바지를 입은 학생에게 “왜 반바지를 안 입냐, 다리도 예쁜데”와 같은 말을 해 성희롱 혐의로 신고가 접수됐다.
도 교육청은 지난 18일 방과 후 신고를 받아 19일 아침 피해 학생 보호 조치와 함께 사안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22일에는 피해자 조사를 했으며 피해 학생과 학부모 등이 해당 교사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해 다음 날인 23일 교사가 공개 사과를 했다.
24일에는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소장이 참여한 가운데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열고 교사의 징계를 권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경찰에 고소된 내용은 기존 신고 건과 별개로 보고 따로 진행할 것”이라며 “신고 학생 외에 언어폭력, 성희롱 등을 당한 학생이 더 있는지 알아보고자 전수 조사가 이미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은 전수 조사 전 아이들이 성희롱 등에 관한 기준을 바로 세우고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오는 9월 1일 성폭력상담소 소장들을 초청해 관련 교육을 시행한다.
이후 외부 성폭력상담소 강사가 학교에 방문해 피해 여부 전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전수 조사 전 무엇이 성희롱이고 성폭력인지 알려줘야 아이들이 피해를 당한 것을 모르거나 그냥 넘기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전국 최초로 관련 교육을 시행해 몇 년째 계속하고 있고 이번에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사실을 밝힐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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