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진 교수팀, 울산 남구 무더위쉼터 최적 운영안 제안
폭염취약층 위치·쉼터 인원 고려, ‘셔틀’ 운영경로도 추가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폭염을 피하는 ‘무더위쉼터’에도 명당이 있다?
동네에 어디다 몇 개를 두면 폭염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막는 데 효과가 클지, 지자체마다 노인 등 취약계층 주민의 폭염 피해를 막으면서 예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자는 뜻의 생활 밀착형 연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 연구는 동네에 맞춰 ‘무더위쉼터’의 최적지와 적정 개수를 찾는 방법이다. 셔틀버스 운행경로도 포함해 운영비는 줄이면서도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도록 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업공학과 권상진 교수팀(우승옥?윤석호?김재성 참여)은 울산 남구를 대상으로 연구해 ‘무더위쉼터 최적 운영안을 찾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폭염 취약계층의 위치와 무더위쉼터의 수용인원을 모두 고려한 입지와 사람들의 이동을 위한 최적의 셔틀버스 운행경로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무더위쉼터는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해 쉬도록 지정해 놓은 쉼터다.
폭염 취약계층이 자주 이용하고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주변에 있는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주민센터 등이 무더위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는 냉방비와 운영비가 지원된다.
권상진 교수팀은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으려면 무더위쉼터가 어디에 위치하면 좋은지 연구해왔다.
여기에는 폭염 취약계층의 인구 데이터와 셔틀버스 운영비용, 무더위쉼터의 수용인원 등 다양한 데이터가 종합적으로 활용된다.
윤석호 UNIST 산업공학과 연구원은 “무더위쉼터로 셔틀버스를 운행해 취약계층의 이동을 돕는다면 지금보다 적은 무더위쉼터로도 더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연구 취지를 소개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에선 ‘무더위쉼터를 어디에 몇 개 둘지’와 ‘셔틀버스 운행경로’까지 동시에 설정하는 계산복잡도가 매우 높은 최적화 연구를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팀은 ‘입지 경로 문제(Location Routing Problem)’ 기반의 정교한 수학모델을 설계하고, 이를 빨리 정교하게 풀 수 있는 ‘휴리스틱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이 알고리즘은 무더위쉼터와 셔틀버스의 정원과 운영비용, 취약계층의 위치와 수를 모두 동시에 고려해 무더위쉼터의 위치와 셔틀버스의 경로를 포괄한 최적의 방안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 남구 옥동의 무더위쉼터의 경우는 현재 14곳에서 10곳으로 줄여 운영비는 절약하면서도 더 많게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운영하던 쉼터 9곳에 새로운 쉼터 1곳으로 옥동초등학교를 지정하는 것이다. 셔틀버스도 ‘옥동초등학교→경동공원→울산보훈지청→울주군청→신정현대아파트→문수로 아이파크아파트→옥동초등학교’ 경로로 운행하면 된다.
윤석호 연구원은 “옥동초등학교는 이재민 임시거주시설로 지정돼 있으며 재난으로 분류되는 폭염 발생 시 대피소로 이용될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여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다른 무더위쉼터 대신 옥동초등학교를 추가 운영하는 게 비용은 절약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이고 여기에 맞춘 최적의 셔틀버스 운행경로도 함께 제안했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셔틀버스의 정원과 운영비용 등 변할 수 있는 조건별로도 무더위쉼터 최적 운영방안을 제안했다.
새로운 알고리즘은 불확실성이 큰 현실에도 충분히 반영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정확한 결과도 도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권상진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발전과 빅데이터의 활용이 울산의 폭염 문제를 더 포괄적이면서도 정교하게 해결하는 구체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알고리즘은 울산뿐만 아니라 여러 지자체에서 과학적으로 효율적인 폭염 대응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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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국제학술지 ‘도시 기후 (Urban Climate)’에 출판됐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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