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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동산·가상화폐 '썰물'…안전자산 '밀물' 돈은 어디로 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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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금리노마드]④
투자예탁금·주식거래량·비트코인·부동산지표 줄줄이 하락세
안전자산으로 자금 대이동…정기예적금에만 757兆쏠려
"예적금 갈아타기 만으론 부족" 선납이연 등 재테크 기법 인기

주식·부동산·가상화폐 '썰물'…안전자산 '밀물' 돈은 어디로 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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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이민우 기자] 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각종 대외 변수로 경기침체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예년과는 다른 자금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최선호 투자수단으로 꼽혔던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오는 한편 기피됐던 은행 예·적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시중자금 자산시장서 ‘썰물’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매수 대기자금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3일 기준 54조8351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연초 75조1073억원(1월28일)과 비교하면 27%가량 급감한 규모다. 지난달 20일에는 53조4922억원까지 내려갔다. 투자자예탁금이 53조원대로 내려간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인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8조1198억원을 나타냈다. 2021년 1월11일 기록한 44조4338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7개월 새 82% 가량 쪼그라들었다. 2021년 3000대에 머물렀던 코스피 지수도 이달 들어선 2400대로 주저앉았다.


가상자산 시장도 냉각됐다. 전세계 가상자산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29일 5867만원까지 올랐었지만 이달 들어 2800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각광받던 투자 자산들이 줄줄이 침체된 분위기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시장마저 움츠러들었다. KB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74.3로 집계됐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3년 4월 이래 최저치다. 지난해 7월 120.2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이후 1년 새 역대 최저가를 기록한 것이다. KB부동산 매매 전망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3개월 내 아파트값 전망을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상승, 100 미만이면 하락 의견이 많다는 뜻이다.


안전자산 ‘밀물’…"단순 예·적금으론 부족"

이처럼 자산시장이 줄줄이 약세에 돌입하면서 시중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권성정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부장은 "7월 증시가 잠깐 반등하는 듯했으나 다시 주저앉는 등 자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예·적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라며 "저금리 시기에도 안전자산에서 4~5% 수익률만 올리면 옮기고 싶다는 고객들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런 시기가 도래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기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가 예·적금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757조6041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67조5675억원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정기예금만 712조4491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투자 대기 자금 성격인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말보다 45조원 넘게 감소한 664조9009억원에 머물렀다.


예·적금을 둔 금융소비자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 사실상 ‘마이너스’에 가까웠던 수신금리가 3~4%, 높게는 4~5%수준까지 치솟으면서다. 특판 상품 가입을 위해 금융사 객장 앞에 ‘진(陣)’을 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최근엔 단순한 예·적금 갈아타기로는 역부족이라면서 ‘알짜’ 재테크 비법을 온라인 상에서 공유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선납이연’이다. 선납이연은 정액 적립식 예금상품(정기적금)을 거치식 예금(정기예금)과 같이 활용하는 재테크 기법이다.


원리를 살펴보면 정기적금의 경우 통상 약정한 월 납입액을 액수를 미리 불입할 시 ‘선납일수’, 늦게 불입 할 시 ‘이연일수’가 발생한다. 이연일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만기일이 순연되지만, 선납일수와 이연일수의 합이 0이 되면 적금 만기일이 변경되지 않는다. 이 차이를 활용해 이자이익을 최대화 하는 것이다. 예컨대 1200만원의 목돈을 가진 금융소비자가 금리 연 3%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만기 시 수령 가능한 이자액은 36만원이다. 이를 나눠 5%의 1년 만기 정기적금 상품에 불입하더라도 만기 시 이자액은 32만5000원 수준에 머무른다.



반면 가장 보편적 방식인 ‘6-1-5’에 따라 동일한 정기적금 상품에 가입하고, 첫 달에 6개월 치인 600만원, 일곱 번째 달에 한 달 치 100만원, 마지막 달에 나머지 다섯 달 치 500만원을 불입할 경우 만기일이 지연되지 않고 32만5000원(세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일곱 번 째 달에 납입할 100만원, 마지막 달 입금할 500만원을 3% 정기예금 상품에 각기 6개월, 11개월 만기로 거치하면 그에 따른 이자는 각기 1만5000원, 13만7500원으로 도합 15만2500원에 이른다. 이에 따른 전체 이자는 47만7500원으로 정기예금 이자보다 11만7500원 많다. 단 이는 금융기관마다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는 만큼 정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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