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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란의 역사책방] 루이지애나 매입과 하이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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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란의 역사책방] 루이지애나 매입과 하이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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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의 가장 빛나는 업적은 1803년 루이지애나를 1500만 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미시시피에서 로키 산맥까지 뻗어 있는, 당시 미국영토의 두 배 크기인 루이지애나를 1 제곱킬로 미터 당 5달러에 구매했다. 이 거래로 현재 미국 15개 주의 대부분이 탄생했다.


18세기 중반 프랑스는 뉴올리언스에서 오대호까지, 다른 어떤 유럽 국가보다 미국을 더 많이 지배하고 있었다. 프랑스가 만약 뉴올리언스의 점령하고 미국의 통행을 막는다면 미국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제퍼슨은 항구 도시인 뉴올리언스를 확보하기 위해 프랑스에 최대 1000만 달러를 제안했다. 이에 나폴레옹은 루이지애나 영토 전체의 매입을 요청했다. 아이티의 노예혁명을 진압하지 못했고, 영국 해군의 봉쇄로 프랑스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나폴레옹은 무엇보다 현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루이지애나를 미국에 팔고자 했다.


프랑스와 미국 사이의 중개자 역할은 런던 베어링스 은행(Barings Bank of London)과 호프스 오브 암스테르담(Hopes of Amsterdam)이 맡았다. 두 은행은 프랑스 정부를 설득하여 해당 영토에 대한 요구 가격을 1억 프랑스 프랑에서 8000만 프랑스 프랑으로 낮추었다. 또한 거래 자금 조달은 미국정부의 대규모 채권 발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곧 미국정부가 부채를 떠맡고 보증하는 채권이다.


협상은 신속하게 진행되어 루이지애나 영토를 1,500만 달러에 구매하기로 했다. 프랑스에 발행된 채권은 국제시장에 상장된 최초의 미국 채권이다. 채권은 6% 이 이자를 지급하며, 만기는 발행일로부터 15년에서 20년 사이에 상환되는 조건이다. 현금이 필요했던 나폴레옹은 채권을 액면가의 약 86.5%에 두 은행에 양도하고 바로 현금 일시불로 받아 전쟁을 준비한다. 한편 두 은행은 채권을 유통시장에 광고하여 런던, 암스테르담 등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판매한다. 두 은행은 미국과 프랑스의 딜을 중개하여 당시 국제 금융의 중심에 서게 된다.


루이지애나 매입은 그 자체로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미국 땅의 두 배를 넓혔고, 미국 주권에 대한 유럽의 위협은 전쟁 없이 해결되었다. 미국 연방정부 채권의 이자 지급이 흠잡을 데 없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암스테르담에서 런던, 필라델피아에 이르기까지 일반 투자자는 미국의 부채 상환 보증을 신뢰했다. 미국 채권 보유자들은 1812년 대영제국과 전쟁을 시작했을 때에도 정부가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새로운 수준의 믿음을 얻었다.


1500만 달러는 당시 미 연방정부 연간 세수보다 40%나 더 많은 돈이었다. 어떻게 미국은 매입 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최종 이자 지급액은 총액 2천 700만달러이고, 매년 이자만으로 67만5000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주로 수입관세에 의존하는 제한된 부채 상환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매년 이자를 제대로 지불하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였다. 당시 미국은 정해진 예산도 조세제도도 없는 신생 국가였다. 1803년 미 연방정부가 최초로 국제무대서 채권발행한 것은 그 자체가 사건이었다. 이제 현대 미국 하이파이낸스가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방정부는 매해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 토지를 매각하고 항구에서 관세 수입을 징수했다. 1804년 1차 이자 지급이 만기가 되었을 때 미국은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었지만 점점 더 복잡해지는 국제금융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알버트 갤러틴 재무장관의 현명한 예산 관리로 채권 상환을 위해 시민들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할 필요는 없었다. 미국은 채권 보유자에 대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고, 국가 신용에 신뢰감을 주었다.


채권의 세계에서는 ‘완전한 믿음과 신용’이 특히 중요하다. 미국 정부는 무조건적인 보증을 이행하고, 적시에 이자와 원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미국국채는 ‘무위험’ 채권으로 간주되었다. 이후 210년 이상 동안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완전한 믿음과 신용 보증에 익숙해졌다. 보증은 불황, 공황, 내전, 두 차례의 세계 대전, 헌법 및 정치 지형의 수많은 변경을 견뎌냈다.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과 재무장관 갤러틴이 루이지애나 매입을 위해 연방정부 채권을 발행한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다. 그들은 농업사회를 신봉했고, 연방주의, 은행이나 부채에 적대적이었다. 경제발전을 위해 더 강력한 연방정부와 은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해밀턴과 끊임없이 갈등했다. ‘국가부채란 너무 많지만 않다면 국가적인 은총이다’고 말한 알렉산더 해밀턴을 비판했고, ‘국가부채는 국가의 저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들이 루이지애나 매입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국가부채를 받아들였다. 또한 공화주의자의 정적이었지만 대부분의 연방주의자와 달리 알렉산더 해밀턴은 루이지애나 매입을 찬성했다. 다만 해밀턴은 이를 ‘계획된 조치’가 아니라 '우연한 행운'이라 말한다.


연방주의자와 공화주의자는 미국의 미래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끊임없이 경쟁했다. 경제적 발전에 다양한 의견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또한 서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루이지애나 매입 그리고 국제 금융의 성공적 등장은 그 누구보다도 알렉산더 해밀턴이 꿈꾸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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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란 역사책방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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