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전방위 압박에 굴복?…'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전기차 자회사, 파산 신청

중국 베이징에서 운행 중인 디디추싱의 자율주행차.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디디추싱의 전기차 자회사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14일 중국 기업정보 사이트인 톈옌차에 따르면 디디추싱의 전기차 자회사인 베이징쥐뎬추싱유한공사(BJCT)는 지난 11일 제1중급인민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BJCT는 디디추싱과 전기차 전문 업체인 리오토(리샹)가 51대 49의 비율로 자금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디디추싱은 주력으로 하던 차량 호출 중개 사업 외에도 중국 내 여러 자동차 회사들과 함께 호출 차량 전용 전기차를 만드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2020년 말에는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比亞迪·BYD)와 협력해 D1이라는 첫 호출 전용 밴형 전기차를 공개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이나 도요타 등의 해외 주요 자동차 업체와도 비즈니스 제휴를 맺으며 기대를 샀다.

디디추싱은 '영업용' 전기차를 만드는 데 특화된 전략을 펼쳐왔다. 타 기업들이 주로 개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할 때, 디디추싱은 자사의 차량 호출 플랫폼에서 영업하는 법인과 개인 기사들에게 어필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디디추싱의 자회사가 파산한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강해지면서 경영 사정 전반이 크게 어려워진 게 원인이 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디디추싱은 빅데이터의 유출을 우려하는 중국 당국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당국의 전례 없던 인터넷 안보 심사를 받게 되는 등 규제 대상에 올랐다. 당시 90%를 넘던 디디추싱의 중국 내 인터넷 차량 호출 시장의 점유율은 규제 이후 70%로 급락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디디추싱은 1년 만에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달 디디추싱이 사이버보안법과 데이터 보안법,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80억2600만위안(한화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디디추싱의 지난해 총매출액의 4.3%에 해당한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과징금 액수는 알리바바와 메이투안 이후 중국 당국이 테크 기업에 부과한 벌금 중 가장 큰 규모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