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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단부터 돈줄 막히는 부동산, “진짜 분양 가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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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단부터 돈줄 막히는 부동산, “진짜 분양 가뭄이 온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금이 시장에서 돌지 않고 있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신규 공급 부족에 시달릴 전망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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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토지 거래량 전년동기比 27.1% 감소

시행사들 사업 재검토하고 보수적 접근

신규 분양보증액도 매월 뚜렷한 감소세


[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부동산 시장에 돈줄이 막히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금이 시장에서 돌지 않아, 당분간 시장은 신규 공급 부족에 시달릴 전망이다.


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전체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약 127만1000 필지(966.3㎢)로, 전년동기 대비 27.1%(약 47만3000 필지)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약 155만3000 필지)와 비교해도 18.2%(약 28만2000 필지) 줄었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토지매입을 위한 ‘브릿지론(Bridge Loan)’ 대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PF를 취급하는 증권사들도 대출 심사 허들을 높이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는 대구 지역에서 들어온 PF대출에 대해 3차례나 불가 통보를 내렸다. 지난해였으면 충분히 심사가 통과됐을 사업지였지만, 올해 들어 대구 지역의 미분양이 급증하고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도 최근 PF 관련한 대주단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사는 부동산 PF에서 은행과 보험사 등 대주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시행사인 차주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최근에는 대주단도 제대로 꾸리기 어려운 것이다. 미분양이 늘고 있고, 공사비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급격히 상승해 조달금리가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대주단의 경우 PF 조달로 브릿지론 엑시트(투자금 회수)해야 하지만, PF로 넘어가는 경우도 드물어 대주 모집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형 시행사들 역시 사업을 늦추는 분위기다. 원자재가격 급등과 차갑게 식어버린 분양시장에서의 성공을 답보할 수 없어서다. 실제로 국내 ‘빅3’ 디벨로퍼인 디에스(DS)네트웍스, 신영, 엠디엠(MDM)조차 선뜻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디에스네트웍스와 엠디엠은 올해 하반기 각각 2건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시장 상황 및 사업성을 재검토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신영은 올해 하반기 아예 사업을 잡지 않았다.


한 디벨로퍼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 금리 인상으로 사업비는 많이 증가했지만, 분양가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분위기다”며 “당분간 보수적으로 시장을 접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PF대출이 줄어들고 시행사들이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발행하는 신규 분양보증액도 뚜렷한 감소세다. 올해 신규 분양보증액은 1월 5조2666억원, 2월 5조3007억원, 3월 4조5453억원, 4월 4조1844억원, 5월 5조7043억원, 6월 3조899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분양보증은 시행사가 파산한 경우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한 사람들이 자금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30가구 이상 주택을 일반분양하는 건설업체는 의무적으로 분양보증에 가입해야 한다.



한편 국토교통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분양 예정물량가운데 상반기에 17만3000가구가 실제로 분양됐고 하반기에 23만8000가구(58%)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사업성 저하, 금리 인상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를 우려해 하반기로 미뤄진 물량이 많았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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