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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아세안회의에서 미국에 더 가까운 시그널 보낸 한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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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우리 정부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미국과의 관계 강화 노선을 확실히 했다.

캄보디아 아세안회의에서 미국에 더 가까운 시그널 보낸 한국 정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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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중, 대러 외교 전략은 과제로 남게 됐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전날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약식 회담을 했다.


박 장관은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블링컨 장관과 약 25분간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인도 태평양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데 있어서 중국과의 관계, 일본과의 관계, 여기에 대한 우리의 입장 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미국이 제안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 이른바 '칩4'에 대해 논의했는지 묻자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아주 유익하게 논의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도 회동이 끝난 후 “우리의 동맹은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이라며 “역내 평화와 안정에 대한 몇 가지 도전적인 문제를 포함한 중심 의제에 대한 좋은 토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얀마 사태 등에 대한 논의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문제들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있었고 언제나처럼 양국은 이 문제를 긴밀히 조정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나 “대만과 관련해서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전이 매우 중요하며 역내 안정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데 양측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장관은 같은 날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면전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일본 등이 대만문제에 대한 중국의 행태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자주 쓰는 표현으로, 한국이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장관이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 상황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가장 절박한 지역·국제정세 몇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면서 “특히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해협 문제, 남중국해 문제, 미얀마 사태 등을 거론했다.


특히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한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입장을 지지하는 동시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국에게 중요하며 역내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에서의 지정학적인 갈등은 만약 격화되면 공급망 교란을 포함해 커다란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잇단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박 장관이 정세 현안과 관련해 ‘규칙기반 질서 유지’와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등을 강조한 것은 미국의 입장에 보다 가까이 다가간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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