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타로·운세 보는 MZ세대 늘어나
유튜브·앱 등 비대면 운세 서비스 이용 경향 뚜렷
"미래에 대한 불안을 점괘로 위로받아…MZ 놀이문화로 볼 수도"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취업이 된다, 안 된다 확실하게 말해주니까 막막한 기분이 좀 나아져요."
최근 사주, 타로 등 점술을 찾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전문가는 이를 주거난, 취업난 등 막막한 미래에 불안감을 느낀 이들이 점괘를 통해 위로받고 있다고 풀이한다. 점괘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심리적 탈출구'가 된 셈이다.
직장인 김장미(27·가명) 씨는 타로 점을 자주 보는 이유에 대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점괘를 통해 미래를 점쳐보면 불안한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결과를 토대로 내가 가졌던 생각에 확신을 갖(고 결정에 도움을 받거나) 행동을 조심하곤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타로 리딩 방법을 직접 배우기도 했다. 그는 "타로 앱을 자주 이용했었는데 비슷한 질문에 같은 카드가 계속 뽑혔다"며 "해당 카드가 무슨 뜻인지 알아보다가 아예 내가 타로를 배워버리면 경제적으로도, 상황 판단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같은 MZ세대들이 점술을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위로를 받기 위해서다. 지난 2020년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3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3.3%가 점 또는 운세를 보는 이유로 '심리적 안정과 위안을 얻고 싶어서'를 꼽았다. '취업 전망이 막연하고 답답해서(28.9%)', '진로 변경 등 중요한 결정에 앞서 참고하기 위해서(17.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층은 주로 비대면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교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이 청소년 55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터넷 운세 사이트'(40%)를 통해 운세를 본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운세 앱'(30%)', '유튜브 채널'(11%) 등이 뒤를 이었다. 비대면 방식이 아닌 '사주카페나 점집에 방문한다'는 답변은 15%에 불과했다.
유튜브에서는 제너럴 타로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자는 타로 마스터가 미리 골라둔 4~5개의 카드 중 하나를 골라 풀이를 듣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이해하면 된다. 유튜브에는 신년운, 월별운, 취업운, 연애운 등 다양한 주제의 타로 영상이 게시돼 있다.
운세 앱도 인기다. 휴대폰에 앱을 다운로드한 뒤 자신의 생년월일 등을 등록해두면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운세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시험을 칠 때마다 앱을 이용해 시험운을 확인한다는 취업준비생 최모씨는 "시험날 운세가 좋으면 합격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사주나 타로의 장점을 취사선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몇년 사이 인기를 끈 MBTI 성격유형 검사처럼 미래를 점쳐보는 것이 일종의 놀이문화가 됐다"며 "맹목적으로 점괘를 따르거나 비과학적이라며 무조건 배척하기 보다는 사주, 타로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선택하는 게 옳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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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자기 충족적 예언 효과를 사례로 들며 "점괘 적중률과 관계없이 '이 위기를 탈출하면 오히려 더 잘 될 것이다', '내면이 강한 사람이다'와 같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이를 (내면화해서) 성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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