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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엔저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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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엔저 땐 취약
국내경제 불안요인 낮춰야

[논단] 엔저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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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미국이 금리를 큰 폭으로 높이면서 세계는 자본유출을 막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같이 높이는 동조화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와 반대로 통화량을 늘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일본이 이런 탈동조화 정책을 사용하는 배경에는 엔저를 통해 수출을 늘려서 장기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이 있다. 실제 엔화 환율은 최근 달러당 139엔을 넘어섰으며 미국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높일 경우 연말까지 140엔대 후반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또한 지금까지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의 엔저전략이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에다가 국내 무역수지 적자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자본유출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환율은 달러당 1320원대까지 높아졌으며 이는 앞으로 미국 금리인상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 전망된다.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당국은 한미 통화스와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통화스와프로 환율이 1200원대로 안정된다고 해도 엔저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날 수 있다. 만약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0엔대 후반까지 높아질 경우 원·엔환율은 100엔당 800원대 초반으로 하락하게 된다. 지금은 원·엔환율이 950원대에 있어 엔저의 충격이 크지 않지만 8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경우 한국의 수출경쟁력은 크게 낮아질 것이 우려되는 것이다. 과거에도 엔저로 수출이 감소해 무역적자가 확대될 경우 한국경제는 자본유출로 위기를 겪었던 적이 많다. 한국경제는 환율이 높아져도 문제고 한미 통화스와프로 환율이 낮아져도 문제가 되는 환율정책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엔저가 과거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일본 제조업의 해외생산이 늘어나 있고 일본과 경합하지 않는 한국의 반도체 수출비중이 높아 엔저가 한국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중·일의 산업구조와 무역구조가 모두 제조업구조로 유사하다는 점에서 엔저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엔화가 큰 폭으로 평가절하될 경우 한국의 수출은 물론 여행과 같은 서비스 교역에서도 그 영향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엔저의 함정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엔저의 함정을 피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미국의 금리인상은 한미 통화스와프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과 엔저가 동시에 올 경우에는 대응할 해법이 마땅치 않다. 먼저 수출증대와 국내물가 안정을 모두 이룰 수 있는 적정수준에서 환율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수출을 위해서는 환율을 높여야 하나 국내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환율을 낮춰야 한다.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는 환율불안 심리를 한미 통화스와프로 안정시키면서 동시에 수출을 고려한 적정환율을 유지해 엔저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 국내경제의 불안요인을 낮출 필요도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금인상 요구로 거세지는 노사분규와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동산 버블의 붕괴 가능성은 한국경제의 신인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금리를 높여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춰 임금인상 요구와 노사분규를 줄이고, 대출규제 완화·조세정책 정상화로 가계부채 부실화와 부동산버블 붕괴를 막아야 한다.


한국경제는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 충격이 동시에 올 경우 취약하다. 미국 금리인상은 한미 통화스와프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일본의 엔저 충격은 환율정책이 딜레마에 빠지면서 해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일본이 만들어 놓은 엔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신중한 대응전략을 수립해 한국경제가 위기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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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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