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시 유세 중 오전 11시30분경 총에 맞아
심폐정지로 이송…오후 5시3분 사망 선고
日 의료진 "목 2곳 총상 확인…수술했지만 역부족"
기시다 총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 애도 표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향년 67세.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 치료를 담당한 나라시 소재 나라현립의과대부속병원 구급의학 담당 의료진은 이날 오후 6시15분경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5시3분께 아베 전 총리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용의자가 수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쏜 2발의 총격을 받았다. 이후 6분 만엔 11시37분에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심장마사지 등 구급조치를 진행한 뒤 응급차에 실려 이송됐다. 이송 당시 호흡과 심장이 정지한 심폐정지 상태였다. 소방대원에 따르면 그는 목 오른편에 상처와 출혈이 있었고, 왼쪽 가슴에서 피하출혈이 있었다.
의료진은 "아베 전 총리는 오른쪽 목 2곳에 총상이 확인됐고 출혈점을 찾아 지혈하기 위해 외과 수술을 진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며 "유감이지만 심박은 다시 뛰지 못했다"고 밝혔다. 심장 부근의 상처에 대해선 "심장까지 도달하는 깊이"라고 말했다. 사인은 대량 출혈로 인한 사망이다. 체내에서 총알은 발견되지 않았다. 1발은 왼쪽 어깨 부근을 관통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소지하고 있던 총도 압수했다. 총은 일반적인 총을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전직 해상자위대 출신..."불만 있어 죽이려고 노렸다"
용의자 야마가미는 2005년 임기가 만료된 전직 해상자위대 출신으로 알려졌다. 범죄 이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불만이 있어 죽이려고 노렸다. 정치신념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은 전했다. 다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말을 바꾸며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일본 열도는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총기가 금지된 일본에서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살해되는 사건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아베 전 총리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총리관저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위대한 정치인을 잃었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나라를 사랑했고, 항상 시대를 한 발 앞서 내다보며 이 나라의 미래를 열기 위해 커다란 실적을 다양한 분야에서 남긴 위대한 정치인을 잃었다"며 "아베 전 총리의 생각을 확실히 받아들여 계승해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의원) 당선 동기이자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동료 의원으로서, 아베 내각을 떠받친 각료 중 한 명으로서, 많은 시간을 함께한 좋은 친구이기도 했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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