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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경찰개혁, 급할수록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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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경찰개혁, 급할수록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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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얼마 전까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슈로 시끄러웠던 나라가 이제는 경찰 통제 방안, 이른바 ‘경수완박’ 문제로 혼란스럽다.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최근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설치하고 행안부령으로 경찰청장 지휘규칙을 제정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인사·징계·감찰에 개입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제도개선 방안을 직접 브리핑하는 모습을 보며 3년 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 방안을 브리핑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너무나 그럴 듯해 보였고, 금방이라도 부패한 권력기관들이 개편돼 정의 실현에 앞장설 것처럼 느껴졌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검찰개혁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하다. 먼저 명분은 ‘검찰개혁’이었지만, 사실상 ‘검찰 무력화’ 내지 ‘검찰 폐지’가 목적이었던 만큼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각종 탈법과 상식을 벗어난 수단들이 동원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과정에서는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애초의 합의를 무시하고 급하게 법을 개정했고, 임기 말 검수완박 내용을 담은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는 국회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하고 멀쩡한 소속 의원을 탈당시키는 편법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이었던 건 대통령이나 장관이나 인사에서 중립성을 유지하지 못했던 점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검사들이 예외 없이 한직으로 좌천됐던 반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나 추미애 전 장관 아들이 피의자가 된 사건 수사를 뭉갠 검사들은 검사장, 고검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징계나 일가 관련 수사에 앞장섰던 검사들도 영전 1순위였다. 추 전 장관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폭행한 정진웅 검사를 징계하기는커녕, 차장검사로 승진시킨 건 편파 인사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인사의 첫 번째 기준이 돼야 할 능력이나 검사로서의 자질 대신 권력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이나 권력자와의 학연 등이 출세의 기준이 됐다. 검찰개혁의 궁극적 목표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인데, 출발점부터 틀렸던 셈이다.


불순한 목적으로 성급하게 밀어붙인 제도 개혁의 결과는 참담했다. 검찰이 빼앗긴 수사권을 넘겨받은 경찰은 넘치는 사건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였고,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 수사에는 검찰이나 경찰 모두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권력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라는 국민적 기대를 받고 출범한 공수처는 피의자 신분인 우리 편 검사장 소환을 감추기 위해 휴일에 처장 관용차를 내눴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오는 9월 검수완박법 시행을 앞두고 비대해진 경찰 권력에 대한 통제 방안 마련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경찰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역사적 반성에 따라 경찰 제도는 정치권력과 최대한 거리를 두는 쪽으로 발전해왔는데 다시 과거 경찰국가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행안부령 같은 행정입법으로 국회가 제정한 경찰법을 무력화하는 시행령 정치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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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성급한 밀어붙이기식 개혁 추진으로 전 정부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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