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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적들⑨] "근로시간 유연화로 '과로사회 역행'? NO…민주노총 빠져도 개혁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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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적들⑨] "근로시간 유연화로 '과로사회 역행'? NO…민주노총 빠져도 개혁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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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는 국제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만큼 큽니다. 직업훈련 강화와 임금체계·근로시간 개편, 중소기업 경쟁력 확대 등을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합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해 새정부 노동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일조한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아시아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이던 시절 직접 찾아가 '노동 과외'를 받을 만큼 국내외 노동시장의 전문가로 꼽힌다.


정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를 새정부의 우선 해결과제로 꼽았다. 대기업·정규직은 생산성 확대로 임금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비정규직은 그렇지 못하다보니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관련기사> '개혁의 적들'


또 그는 민주노총이 강경투쟁 노선을 걷고 있지만 새정부에선 노동개혁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교수는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한국노총과의 대화를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래는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국내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심해지는 원인은 무엇인가.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이중구조가 최근 더 심해지는 이유는 생산성 격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 등을 빠르게 도입하는데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IT업계가 대표적인데 주로 대기업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임금이 엄청나게 뛰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비싼 개발자를 쓸 여력조차 없다.


선진국은 중소기업이 대체로 독립적인 기업으로 형성돼 왔는데 우리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재벌·대기업 주도로 성장하다보니 거기서 유래한 불평등적 관계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격차는 제도적 문제가 주원인이다. 사회보장제도가 애초부터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됐고 이게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수하게 외국보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확대해야 한다. 일본도 1960년대까지는 이중구조가 심했지만 1970~1980년대 이후 그 격차가 현격하게 좁혀졌는데 여기엔 기술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의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근로자가 더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훈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 산업경제에서 근로자가 특정 직장에 고착돼 있는 것은 드문 현상이다. 예를 들면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직업훈련 통해 더 좋은 직장으로 이동하면 '굿 트랜지션(이동)'이다. 최근 IT 붐이 일고 있는데 인력 양성은 그만큼 안 되고 있다. 직업훈련 통해 해당 산업에는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고, 근로자에게는 좋은 직장으로의 이동 기회를 주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연공서열형 임금구조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려면.


▲이전 정부에서도 (공공기관에) 직무급을 일부 도입했지만 직무등급간 (임금) 간격을 아주 낮게 설정하는 등 흉내만 내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새정부에선 이처럼 시늉만 내는 게 아니라 제대로 경영평가에 반영해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다만 고용부가 담당하는 민간기업에 대한 임금체계 변경은 강제하기가 어렵다. 정부는 컨설팅이나 직무단위의 시장임금 정보 제공, 가이드라인 보급, 직무평가 방법 개발 등 인프라 지원을 해야 한다.


-노조는 직무·성과형 임금체계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직무급의 경우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리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임금체계이다. 유럽의 노조는 직무급을 통해서 임금연대성을 구축한다. 노동운동의 원리상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해선 노동조합도 인정하기 때문에 직무급을 무조건 반대하기 쉽지 않다.


-노동계에선 근로시간을 유연화화면 과로사회로 역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선 노동자 집단 사이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다. 청년들은 현재 주 52시간 제도를 선호하는 반면, 적지 않은 노동자들은 주 52시간으로 인해 급여가 축소됐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노사간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 52시간 제도 내에서, 근로자의 건강보호조치를 병행하면서 근로시간을 유연화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과로사회로 역행하진 않을 것이다.


-임금구조·근로시간 유연화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하기 위한 방안인가.


▲그렇다. 우리 노동시장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내부적 유연성이 취약하다는 거다.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 내부적 유연성이 충분히 보장돼 있으면 굳이 외부적 유연성에 의존해 비정규직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우리나라의 경직적 노동시장은 이중구조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이다. 독일은 근로시간 유연성이 굉장히 발달돼 있고 임금체계도 직무급이다. 그러니 비정규직을 쓸 이유가 없다.


-민주노총이 줄파업을 예고했다. 노동개혁이 잘 추진될 수 있을까.


▲정부에서 생각하는 노동개혁의 파트너는 한국노총이다. 화물연대와 앞으로 파업을 예고한 노조는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다. 물론 민주노총이 노동개혁 논의 과정에 참여하면 훨씬 순조롭게 될 것이지만 현재로선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리라 예측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한국노총과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노동개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강성 귀족노조 비판에 대해 어떻게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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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귀족노조라고 하면 평균 연봉 1억원에 가까우면서 임금교섭 시기마다 전투적인 파업을 하고, 임금연대성엔 별로 관심이 없는 노조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선 통상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일부 사업장이 해당될 수 있다. 우리나라만의 상당히 특수한 현상으로, 노동조합 전체의 위상을 떨어뜨린다.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임금평등성이 꽤 높고 일본만 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적어 귀족노조라 부르긴 힘들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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