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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수혜'라던 조선업계도 '떨떠름'…수입 원자재價 부담·환헤지 영향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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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경쟁력·일부 환차익은 호재
경영 불확실성↑·글로벌 경기↓
웃을 수 없는 조선업

'고환율 수혜'라던 조선업계도 '떨떠름'…수입 원자재價 부담·환헤지 영향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연관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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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달러당 1300원을 넘어섰지만 통상 고환율 수혜를 받는다고 알려진 업종들도 마냥 쾌재를 부르기 힘든 상황이다. 환율 상승이라는 결과를 부추긴 요인인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 움직임, 원자재값 인상 등이 경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9분께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1.4원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14일(고가 기준 1303.0원) 이후 12년 11개월여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물가 상승세 지속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달러화 강세가 환율 상승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가격경쟁력·일부 환차익은 호재

조선업은 선박 건조 대금을 달러로 받아 고환율 수혜업종으로 분류된다. 통상 조선업계를 비롯한 수출기업에게 가격경쟁력 상승과 일시적인 환차익을 가져다 주는 요소가 고환율이라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조선업의 순수출 익스포저는 59.7%로 주요 수출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순수출 익스포저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차감한 순수출이 환율에 노출되는 수준을 의미하는 지표다. 이 값이 클수록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매출 증가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은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에 희소식이 될 수 있다. 계약기간 내 환율 변동은 고스란히 원화 매출 변동으로 반영되는 만큼 환율 변동 폭만큼 매출도 증가하게 된다. 산업계는 조선사들의 해외수주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에 따라 가격 경쟁력과 환차익에서 이익을 보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최근 글로벌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환율이라는 경제지표 하나만으로 조선업종의 수혜를 얘기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환율 수혜'라던 조선업계도 '떨떠름'…수입 원자재價 부담·환헤지 영향 울산시 동구 시가지 너머로 현대중공업 조선소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연관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영 불확실성↑·글로벌 경기↓…웃을 수 없는 조선업

고환율 장기화와 고금리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은 업종을 가리지 않은 위험이다.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다'라는 명제 또한 이번에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역시 현 상황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동반할 수 있는데 실제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선박 발주 모멘텀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고환율 수혜'라던 조선업계도 '떨떠름'…수입 원자재價 부담·환헤지 영향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과 기사 내용은 직접적인 연관없음


고환율이 지속되면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진다.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의 화물창이나 압축기 등 주요 기자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LNG선 설계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프랑스 GTT는 LNG 선박 한 척당 수주 가격의 5%를 로열티로 가져간다. 프랑스 GTT가 멤브레인형 화물 탱크 설계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 1척을 만들 때마다 선가(船價)의 약 5%인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1척당 조선사의 영업이익율은 1~2%수준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일정 규모의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방지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발생을 막지만 반대로 환차익도 그만큼 줄어들면서 환율의 영향력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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