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승민의 과학세계] 인공석유 ‘이퓨얼’에 거는 기대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가 25만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일견 괄목할 성과지만 아직 2500만대에 달하는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와 비교하면 1%에 그친다. 혹자들은 "앞으로 몇 년만 지나면 전기차 세상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자동차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10년 이상은 현역으로 활동하게 된다. 즉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이 완전히 정지된 이후 10년 이상이 지나서야 우리는 전기차 세상을 볼 수 있다. 내연기관의 종식은 아직도 몇십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전승민의 과학세계] 인공석유 ‘이퓨얼’에 거는 기대
AD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차를 바꿀 수 없다면 연료를 바꾸면 된다. 이런 생각에서 개발된 것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퓨얼(E-Fuel)’이다. 이퓨얼은 전기기반연료(Electricity-based Fuel)의 약자로 인공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수소로 제조한 합성 연료다. 쉽게 말해 친환경 인공석유를 의미한다. 성분은 기존의 석유와 같으므로 당장 내연기관 차량에 그대로 넣어서 사용할 수 있다. 비행기, 선박 등에도 그대로 활용된다.


물론 이 연료를 사용하면 똑같이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다만 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쓰게 되므로, 넓은 시각에선 지구 전체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지 않는 효과가 있다. 더구나 완전히 성분이 조정된 연료를 만들 수 있으므로 연소 효율이 대단히 높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이퓨얼을 만들려면 우선 이산화탄소부터 구해야 한다. 대기 중에서 포집하면 DAC, 공장이나 발전소 등 산업현장 배출가스에서 포집하면 CCU라고 부른다. 캐나다 카본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DAC 장치 한 대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은 10만t 정도. 이것으로 약 2460ℓ의 이퓨얼을 생산할 수 있다. 수소는 당연히 친환경 과정으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이용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자동차 업계는 이퓨얼에 관심이 크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는 지난해 2400만달러를 투자해 에너지기업 지멘스와 함께 칠레에 이퓨얼 생산공장을 세우고 있다. 2026년부터 연 5억ℓ 규모의 이퓨얼을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 혼다도 지난해 7월 탄소중립 엔진 개발을 위해 이퓨얼 공동 연구계획을 발표했다. 국내기업도 이런 흐름에 편승하고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11월 덴마크 할도톱소사와 친환경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해 이퓨얼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도 2019년 기초선행연구소(IFAT) 설립 이후 이퓨얼 제조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에 따르면 이퓨얼의 생산단가는 1 배럴(158ℓ)당 200달러 수준으로, 실제 유통가격은 ℓ당 10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시간이 흐르면 기술이 발전하고 규모의 경제가 완성되며 가격이 더 낮아질 거라는 기대가 많다. 화학연은 2050년이 되면 ℓ당 0.94달러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40년까지 이퓨얼 상용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이퓨얼과 같은 개념의 연료를 ‘탄소중립 연료’라고 부른다. 탄소 발생량을 줄이지는 못해도 더 늘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원 다변화를 위해 전기, 수소 등과 함께 이퓨얼도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AD

전승민 과학기술 전문 저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