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매버릭' 내한 기자회견
톰 크루즈, 10번째·할리우드 최다 방한
"韓관객, 영화사랑 남달라…에너지 느껴"
"다수 중시하는 가치·액션·스토리의 힘"
36년만 속편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아름다운 문화를 가진 한국에 다시 오게 돼 영광입니다. 내년 여름에도, 내후년에도 돌아올 것입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 영화를 만들겠습니다."
배우 톰 크루즈가 팬데믹을 뚫고 영화 '탑건: 매버릭'으로 10번째 내한한 소감을 밝혔다. 이번 내한은 할리우드 배우 최다 기록이자, 아시아 최초다. 이번 방한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내 상황상 내한이 쉽지 않았지만, 제작자이자 주연배우 톰은 한국 관객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거두지 않았다. 이후 상황이 나아졌고 개봉까지 연기하면서 한국을 찾은 것. 진심이 통한 걸까. 개봉 전부터 흥행 기세가 남다르다. 오후 3시 영화는 실시간 예매 관객수 15만9659명, 예매율 53.8%를 기록 중이다.
톰 크루즈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영화 '탑건: 매버릭' 내한 기자회견에서 "영화관에 앉아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아름다운 경험"이라며 "개봉하기 위해 노력했고, 한국에 가지고 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몇 년을 떠올리면 벅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1994년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처음 한국에 온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2'(2000)·'바닐라 스카이'(2001)·'작전명 발키리'(2009)·'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잭 리쳐'(2013)·'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잭 리쳐: 네버 고 백'(2016)·'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2018)에 이어 '탑건: 매버릭'으로 10번째 내한 도장을 찍었다.
톰 크루즈는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이 식지 않고 오히려 커지는 뜨거운 경험을 하고 있다. 인생 대부분을 영화 세트장, 편집실 등에서 보내왔다. 삶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역사와 문화, 사람들을 이해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이를 드라마로 만들어 스크린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앞으로 30~40번 더 한국에 오고 싶다. 올 때마다 즐겁고 꿈 같다"라고 말했다.
"4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는데, 어떤 에너지가 느껴진다. 우리가 모두 다시 연결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전에 느꼈던 것과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이 추가된 기분이다. 개봉이 늦었는데 한국에 방문하기 위해 스케줄을 정말 많이 조정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인사를 나누는 경험을 되찾아 감격스럽다. 어제 레드카펫 행사와 시사회를 했는데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마스크 안에 있는 스마일을 봤다. 어제는 저녁을 먹고 관광도 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봤다. 한국은 올 때마다 즐거운 곳이다."(톰 크루즈)
오는 22일 개봉하는 '탑건: 매버릭'(감독 조셉 코신스키)은 교관으로 컴백한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과 함께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새로운 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내한에는 배우 톰 크루즈, 제리 브룩하이머 프로듀서와 마일즈 텔러·글렌 포웰·제이 엘리스·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참석했다. '캐리비안의 해적'·'나쁜 녀석들'·'CSI' 시리즈 등으로 할리우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영화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영화를 통해 라이징 스타가 된 배우들도 인사를 전했다. 콜사인 '페이백'의 제이 엘리스와 콜사인 '코요테'의 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첫 내한의 설렘을 안고 한국에 왔다.
'탑건'은 36년 전 톰 크루즈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이다. 속편 제작과 주연을 맡은 그는 전설적인 전투 비행 조종사 매버릭으로 돌아온다.
"지난 수년 동안 많은 사람이 속편을 기다렸다. 어느 나라에 가도 속편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게 부담돼서 제리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다. 미국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 기준점을 잡았고, 예술적인 관점에서는 무엇이 충족돼야 하는지. 시각적, 캐릭터적으로 어떻게 만들지 고심했다. 엄청난 부담이었다. 관객이 '탑건' 세계로 다시 들어오는데 무엇이 필요한지도 고려했다. 이전 시리즈와 동일한 톤, 스토리라인과 감정선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단지 36년이 흘렀을 뿐, 팬들을 실망시키긴 싫었다."
톰 크루즈는 '탑건' 시리즈의 글로벌 성공 요인으로 스토리를 꼽았다. 그는 "어렸을 때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었다. 비행기도 조종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스토리가 굉장히 특별하다. 드라마도 있고 액션도 화려하다. 명예와 우정, 가족에 대한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가 있다. 이 가치야말로 우리가 모두 이해하고 중요시하는 것들이다. 이야기 방식도 재밌어서 많은 사람에게 어필한다고 본다"고 했다.
"영화는 모두가 협동해서 완성되는 것이고 모두가 최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실제로 전투기를 조종했고, 저를 비롯한 감독, 배우 등 모두가 퀄리티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극장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의미 있는 노력에 감사하고 소중하다. 그 모든 노력이 고스란히 영화에 담길 것이다."
톰 크루즈는 5개월간 고강도 비행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해군 소속 강사 및 조종사들과 함께 비행과 친숙해지는 법, 중력을 견디는 법, 조종하는 법 등을 가르쳤다. 배우들은 실제 전투기 조종사들처럼 훈련 일지를 작성고, 톰이 리뷰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장면에 등장한 비행기는 제 것이다. 이를 포함해 여러 비행기를 조종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해군과 함께 항공기 장면을 공부하면서 만들었다고 했다. 타잔은 "해군에 입대한 느낌이 들었다"며 "피가 거꾸로 솟고 중력을 견디면서 대사를 해야 했다. 이 모든 건 톰 크루즈 영화가 아니었다면 못 했을 일"이라고 했다. 이에 관해 톰 크루즈는 "노력과 경험을 토대로 확신을 가졌고, 스스로 더 많은 걸 하도록 푸시했다. 절대 포기하거나 중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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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는 '탑건'의 향수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당부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우셔도 됩니다. 모두를 위한 영화니까 즐기세요."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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