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10명 중 6명 "내년까지 경기침체 예상"

미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도' 설문 조사 결과
기업인들의 경기침체 우려 현재 더 커졌을 가능성 존재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대다수가 올해, 나아가 내년 말까지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10~24일 각국 주요 기업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한 고위 임원 750명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기업의 주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서 내년 말이 되기 전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답변이 60%를 넘었다.

응답자의 15%는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연말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58.3%로 뛰었으며 내년까지로 범위를 늘려 잡을 경우 76.1%가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침체 위험을 예상한 CEO는 지난해 말 같은 기관 조사에서 22%에 불과했으나, 반년 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콘퍼런스보드는 역대급으로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차질 악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소비심리 약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글로벌 성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고강도 통화긴축 정책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번 조사는 연준의 15일 0.75%포인트 금리 인상 결정 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현재 기업인들의 경기침체 우려는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브뤼셀 소재 화학회사 솔베이의 일함 카드리 CEO는 WSJ에 "우리는 더 힘든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치솟는 물가상승률이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를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