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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준석 "할 말도 못하는 당협 구조부터 깨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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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인 노력해도 시스템 때문에 컷오프면 그 자체가 굉장한 리스크
혁신에 대해서 현역의원이 환영해야 마땅

[인터뷰]이준석 "할 말도 못하는 당협 구조부터 깨버리겠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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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을 떠올리면 늘 붙어 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헌정 사상 최초의 0선이자 30대 당 대표'다. 공공자전거 '따릉이'와 지하철 등을 타고 다니며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할 말은 다 한다'는 태도로 2030 청년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년이 되면서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그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천 개혁을 통해 당협위원회 등 풀뿌리 정치부터 바꾸겠다며 남은 당대표 임기 동안 펼칠 자기정치의 방향을 밝혔다.


-청년 정치에 대해 '청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년 정치가 없어져야 된다. 어떤 ‘마이너’한 집단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지지고 볶고 싸우라고 하는 그런 개념으로 청년 정치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청년단체가 제대로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오만 가지 투서와 얘기가 나온다.


-정치에 입문하기 힘든 청년들에게는 비례대표 등이 기회가 되는 것 아닌가.

▲대한민국의 청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수백만 명이 넘는다면 그중에 4년에 한 명 정도 기회 주는 건 기회도 아니다. 오히려 그 기회를 받는다는 사람이 무슨 대표성을 갖고 수백만 명의 대표를 하는지 고민 좀 해야 한다. 투표로 선출된 정당성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결국에는 아주 애매모호한 포지션을 준 당을 위해 왜 헌신하나. 헌신할 거면 돈이라도 많이 줘야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그 헌신이라는 것이 무슨 행사를 참석했고, 누구 의원을 따라다녔다는 건데 그게 어떻게 국민의 대표를 뽑는 잣대가 되나 싶다.


-지금 나오는 공천 시스템도 청년이나 특정 세대를 겨냥한 게 아닌가.

▲청년이든 노인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도움이 된다. 명확히 해야 할 게 이번에 PPAT(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도입한다고 했을 때 그 제도를 무산시키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세워서 뽑는다 이런 식으로 공격했다. 진짜 시험 봐서 줄 세우는 거는 공천 고시가 됐어야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운전면허 시험은 자격 시험이다. 운전 역량을 갖춘 사람이면 다 통과하는 거다. 때로는 합격률이 80%가 될 수도 있는 거고 때로는 5%가 될 수도 있는 거다. 하지만 적어도 그걸 통과한 사람은 운전을 해도 된다는 자격을 주는 거다. 정치 개혁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물건을 보기 전부터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천 시스템이 기존 경선과 다른 것은 무엇인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게 여론조사 1등 하는 사람 날리고 2등, 3등끼리 경선시킨 거다. 일반 시민 입장에서 봤을 때는 공천이라는 게 어떤 놈이 하면 어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공천을 받기 위해 준비한 사람들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거는 ‘그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이런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참여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거다. 정치 입문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공천관리위원장 때문에 열심히 노력해도 컷오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자체가 굉장한 리스크다.


-일종의 현역이 가지고 있는 공천권에 대한 무력화라고 보면 되는가.

▲무력화보다 누구든지 정치에 목숨 안 걸어도 정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거다. 일과 가정 모든 걸 포기하고 정치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경계하는 거다. 예를 들어 제가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픽업당한 그런 낙하산류가 아니었으면 역량 똑같지만 절대 이 자리 못 왔다. 제가 상계동 산다고 노원병 당협위원장에게 간다고 하면 하버드 나온, 젊은, 고향도 상계동인 사람은 배척 대상이고 절대 당에 들이면 안 된다고 할 거다. 언젠가 자기 자리 위협하려고 한다고 해서다. 그럼 그 구조를 깰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느냐라는 거고, 그런 것들이 개혁의 방향이 돼야 하는 것이다.


-일종의 기득권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 당 주호영 의원은 처음부터 찬성했다. 다선 의원일수록 제가 하는 게 무슨 말인지 안다. 혁신위는 혁신위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최고위에 올려서 안건을 처리해야 된다. 안건 처리를 하려면 당헌·당규 개정이라든지 뭔가 시스템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거다.

그러면 혁신이라고 할 때 공천은 두 가지 갈래다. 첫째는 경선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이 있고, 다른 하나는 소위 전략공천이다. 전자는 혁신위가 할 수 있다. 후자는 혁신위가 할 수 없다. 혁신을 통해서 공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안정성을 강화하고 경선주의 성격에 가깝게 한다는 거다. 보통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현역 의원들이 쌍수를 들고 찬성해야 된다. 그리고 뭔가 공천에서 장난을 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반발해야 된다. 지금 보면 혁신이라는 단어에 있어서 본인들이 손해 볼 게 없는 상황인데 오히려 뭔가 싶어서 잘 모르니까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뷰]이준석 "할 말도 못하는 당협 구조부터 깨버리겠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윤동주 기자 doso7@



-단순하게 보면 경선을 투명하게 하자는 건가.

▲미비점들이 있다. 경선 방식을 상향식 공천이라고 보통 이야기하는데, 단점이라고 한다면 경선 과정에서 현역이 유리한 구조로밖에 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했을 때 그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가 중요하다. 당협 구조화에서는 경쟁자는 바로 내쳐진다. 그런 게 있을 때 어떻게 구조를 바꿀 수 있겠냐는 거다.

당협은 지금까지 소통의 공간이라는 게 오프라인에 형성돼 있는데, 20~30명 남짓한 핵심 당원들끼리 모여 운영하고 나머지 1000여 명에 해당하는 일반 책임 당원들은 의사 표시의 구조가 없고 기껏해야 단톡방 하나 있는 정도다.


-당협위원장과 정치 신인을 공천에 있어서는 똑같은 출발선상에 놓게끔 하겠다는 얘긴가.

▲최소한 말이라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 당에는 지역에 운영위원회가 있는데 당협위원장이 다 뽑아서 선임한다. 당협위원장을 말 그대로 떠받들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는 구조다. 당협위원장의 경쟁자는 절대 참여 못한다. 여기서 제가 개선하고 싶은 구조는 당협위원장이 하사하는 운영위원직이 아니라 당이 지정하는 일정한 활동, 교육, 연수 등 당 행사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당에서 목소리 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1년 동안 호남 공세 많이 하면서 적극적 서진정책에 나서고 있는데 구체적인 것은 무엇인가.

▲보완을 좀 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무릎 사과를 했을 때 그 이상의 상징적 행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다음에 윤석열 대통령이 5·18 행사에 의원들 다 데리고 가서 참배한 것도 하나의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그런 게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1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게 무엇인가.

▲힘들다기보다 이제 즐기는 거다. 나중에 책을 쓸 거다.


-팬덤 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팬덤 안 만들기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팬덤이라는 게 아주 많아질 수도 없는 거다. 아주 열성 지지자 몇 백 명 정도가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들일 텐데 그분들에게 매몰되지 않으려면 아예 관리를 안 하는 게 (낫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처럼 갑자기 그들한테 '개딸'이니 이름을 붙여주고 하니 문제가 되는 거다. 그런 거 할 생각이 없다.



대담= 최일권 정치부장




정리=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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