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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익 반하면 반도체도, 배터리도 없다"[한중 공급망 진단-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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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분석 리포트 ⑤지상좌담회
'IPEF 출범 및 공급망 대변동 속 한국의 생존전략'
"첨단기술 주도하는 美가 中 배제…韓, 선택의 여지 없다"
우리 경제엔 단기 충격…멀리 보면 '中→인태' 시장 확대, 기술력 도약 기회
제2 사드 같은 전면 보복 가능성 낮지만 中 리스크 감내해야…공급망 다변화도 시급

"美 이익 반하면 반도체도, 배터리도 없다"[한중 공급망 진단-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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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세종=이동우 기자, 세종=이준형 기자] 중국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경제 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 강국 미국의 '반중(反中)' 공급망 재편 속에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카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인태 시장 기반을 확대하고 첨단기술 협력, 공급망 다변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9일 아시아경제가 'IPEF 출범에 따른 공급망 대변동 속 한국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한 지상좌담회에서 "IPEF 가입은 첨단기술에 있어서 글로벌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며 "첨단기술 분야를 주도하는 미국이 그 기술을 공유할 수 없다고 하는 국가(중국)와 우리가 협력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진단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 중국을 배제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IPEF는 우리 경제에 당장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첨단산업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공급망 재편 구상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반도체도, 배터리도 시장 지배력을 지킬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반도체만 봐도 미국의 장비 없이는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결국 미국은 첨단산업에서 자국 주도의 공급망을 형성하고, 중국은 미국의 후생을 증대할 중간 수준의 공업국 수준에서 머무르는 미·중간 역할 분화가 이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기조를 보면 전략적 모호성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이 어느 쪽에 서야 글로벌 시장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상 한미 동맹 유지와 우방국 관리를 위해 IPEF 합류는 선택이 아니라 당위란 설명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IPEF는 중국 배제 전략에 기반을 두고, 전략 물자를 중심으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라며 "중국에 전략 물자 수출이 줄어든다면 단기적으로 우리 기업과 산업이 타격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을 대체할 인태 지역 시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에서 인태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아세안(ASEAN) 지역을 살펴보면 전 세계 자본의 직접투자 규모는 2016~2020년 7310억 달러로 2011~2015년 대비 30.4% 증가했다. 대(對) 중국 직접투자(6989억달러) 규모 역시 추월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회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생산기지 셧다운 영향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인태 지역 비중도 2020년 기준 47.1%에 달해 중국(31.8%)을 넘어섰다. 수입도 인태 비중이 44.7%로 중국(22.9%)을 크게 상회한다.


전문가들은 IPEF를 반도체,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압도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 교수는 "IPEF를 통해 미국과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에너지, 인프라와 관련된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될 걸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 실장은 "IPEF는 미국 주도의 세계 최고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며 "미국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 기술력을 한층 진보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 2의 사드, 요소수 사태와 같은 중국의 전면 보복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감내해야 할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의 보복 조치를 예상, 대비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모든 산업을 지킬 순 없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IPEF를 반중 노선으로 보고 중국의 보복이 있을 걸로 생각하는 건 지나친 해석"이라면서도 "다만 (중국의 반발에 대응해) 자유무역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전달하고 중국은 기존과 같은 주요 시장, 인태 지역은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IPEF가 대중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조 실장은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지만 실질적인 기술력은 선도국에 크게 못미친다"며 "반도체와 같이 한국이 우위를 갖는 업종에선 오히려 중국이 아쉬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중국이란 거대한 경제 주체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며 "장기적으로 중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하고, IPEF를 활용해 우리에게 얼마나 더 유리한 상황을 끌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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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바이오 소재 등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원자재의 공급망 다변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희토류 등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반중 연대로) 일시적인 공급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각국은 이미 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상황"이라며 "미국만 봐도 호주, 캐나다 등 우방국에서 광물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원자재와 관련해 높은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IPEF란 경제안보 공동체 속에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들과 손잡고 공급망을 다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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