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A씨父 유사 차량 추락사고 2건
울산해경, 친오빠 행방 추적 중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지난달 3일 부산 바다에 차량이 추락해 여동생이 사망하고 친오빠만 살아남은 사고와 관련해 친오빠의 동거녀가 살인 공모 혐의로 구속됐다.
울산 해양경찰서는 지난 2일 친오빠 A씨(43)와 동거녀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이 B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A씨는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원은 A씨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다시 심문기일을 잡아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일 오후 2시15분쯤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항 인근 바다에 뇌종양을 앓아 운전할 수 없는 상태인 C씨를 운전석에 태운 후 자신은 조수석에 탑승해 차를 조작했다. 차는 바다로 추락해 여동생 C씨는 숨졌고, 조수석에 있던 A씨는 스스로 탈출했다.
A씨는 C씨의 운전 미숙으로 발생한 단순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해경은 지난달 18일 차량 현장실험에서 조수석에서 운전석 쪽으로 몸을 기울여 차량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A씨는 사건 전날 동백항을 방문해 조수석에서 차량을 움직이는 방법까지 미리 연습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사건 당일 차량에 탑승하기 전 휴대전화 등 짐을 차량 밖에 놓아두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C씨 명의의 5억원 한도 자동차 상해보험 법정상속인이 올해 2월 A씨로 변경된 점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파악하고 보험사기와 자살방조 혐의 등으로 A씨를 조사해 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과거에도 부산에서 A씨 가족에게 유사 차량 추락사고 2건이 발생해 아버지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범죄와 연관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낙동강에서 차량 추락사고로 숨진 A씨의 아버지(당시 76세)의 몸에서는 향정신성 약물이 검출된 바 있다. 이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했던 부산 경찰 측은 "약물이 나오기는 했지만 사망과의 연관성 등이 확인되지 않아 단순 사고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실종 신고를 했던 A씨는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 1억7000여만원을 자녀 대표로 받았다. 숨진 아버지 역시 여동생처럼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한편 사건은 지난 2019년 6월에 발생한 '계곡 살인사건'과 닮아가는 모양새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이은해(31)와 공범이자 내연남인 조현수(30)는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은해의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도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매운탕을 먹이거나, 3개월 후인 같은해 5월 경기도 용인 소재의 한 낚시터에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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