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의 인생·철학 담아
하루 40팀 예약 대부분 마감
주제 나눠 제품 전시
대표 모델 북토트백·마이크로백
한데 모아놓은 공간 인기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북토트백 종류가 이렇게 많았나, 들어봐도 되죠?"
지난 6일 오후 방문한 디올 성수 콘셉트 스토어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로 북적였다.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온 여성은 전시된 마이크로백을 구경했고, 친구와 함께 온 20대 여성은 북토트백을 모아 놓은 공간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 커플은 신발이 전시된 슈즈파라다이스에서 신발을 신어보고 있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디올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성지'인 서울 성수동에 지난 1일 오픈한 디올 성수 콘셉트 스토어는 오흔 이후 하루 40팀까지인 예약이 대부분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디올 수석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2022 가을 패션쇼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오픈일을 맞췄는데, 쇼가 화제가 되면서 콘셉트 스토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크리스찬 디올은 이번 성수 스토어 외관부터 내부까지 디올의 인생과 철학을 그대로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외관 맨 위에 장식된 별은 디올이 40대에 디자이너의 길을 가기로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 문양이다. 당시 고민하던 디올의 발 밑에 별 모양 마차 장식이 떨어졌는데, 디올은 이를 보고 디자이너의 길을 계속 가야겠다고 결심한다. 제품은 주제를 나눠 전시했다. 첫 공간에는 이화여대 패션쇼에서 선보인 '유니온 문양'이 박힌 레이디 디올 새들백을 뒀다. 이 유니온 문양은 크리스찬 디올의 가족사업에 쓰였던 문양으로 아트 디렉터가 디올의 다이어리를 보고 패션쇼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화여대 패션쇼의 영감이 된 유니폼과 스케이트보드 등도 매장 중앙에 전시했다. 활동적이고 당찬 여성의 이미지를 담아내려 했던 고민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 밖에도 대표 모델인 북토트백과 마이크로백을 한데 모아놓은 공간 등을 둬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디올 성수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들을 출시해 희소성을 높게 평가하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방 전체에 큐빅이 박힌 레이디 디올 마이크로백 큐빅 제품, 유니온 스니커즈 쇼 컬렉션 하이탑, 한정판 티셔츠와 캔버스 토트백 등은 성수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이다. 티셔츠와 토트백은 라지 사이즈를 제외하고는 현재 대부분 품절된 상태다.
디올이 국내에서 패션쇼를 열고 콘셉트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부쩍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한국이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 디올은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61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87%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1047억원에서 211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매장 관계자는 "디올을 경험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디올을 경험하게 하자는 것이 이번 콘셉트 스토어의 목표"라며 "오는 11월30일까지 'MZ세대의 성지'인 성수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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