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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버린 선감학원①] 계속된 국가의 2차 가해…포기가 일상이 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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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 등 국가 폭력 지속적 노출된 선감학원 아동들
교육 기회 놓쳐 오래된 직장 못 가져
인권위 조사대상 중 기초생활수급자 21.4%
"국가가 적극적으로 피해 회복 나서야"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0년 초반 안산 선감도에 설립된 이후 1982년까지 운영된 시설로 8∼18세 아동·청소년들을 강제 입소시켜 인권을 유린한 수용소다. 경기도가 공식사과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을 준비 중이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피해원인과 규모 등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지금도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전달하고 국가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과 피해자 지원 방안 등을 다룬다. <편집자주>


[국가가 버린 선감학원①] 계속된 국가의 2차 가해…포기가 일상이 된 그들 선감학원 아동들 (제공=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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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정강이를 차인 그날부터 인생이 꼬였습니다.”


1970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 아이였던 한일영씨(64)는 서울 성북구 친척집으로 놀러갔다가 연유도 모른 채 경찰에 붙잡혔다. ‘집이 어디냐’는 질문에 "경기 가평"이라고 답했지만 거짓말하지 말라며 정강이를 차였다. 그는 이후 경기 안산의 한 섬으로 끌려갔다. 선감학원이었다. 한씨는 당시만 해도 ‘곧 집에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섬을 나온 건 18세가 되던 해였다.


한씨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다. 지식도, 기술도 배운 것이 없는 탓에 오래 머문 직장이 없다. 가장 오랜 근무처는 대전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다. 경비원으로 2년 정도 일했다고 한다. 그는 2년 전 생활비 문제로 아내와 이혼까지 했다. 한씨는 "서로 애정이 있는 데도 생활비가 없어서 이혼하던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국가가 망친 내 어린시절과 삶을 봐서라도 반드시 명예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선감학원에서 탈출한 후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공장에 취직했지만 이 생활도 오래가질 못했다. 또 다시 영문도 모른 채 삼청교육대에 붙잡혀갔다. 한씨는 선감학원 같은 시설을 다시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삼청교육대에서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헌병에 붙잡혔고 결국 1년 간 수감생활을 했다. 전과자힌 그에게 생계와 취업은 더욱 막막해졌다. 어렵사리 공장에 취직했어도 경찰이 한달에 한번 꼴로 한씨를 감시했다. 다니던 공장은 결국 그를 해고했다. 한씨는 "이후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본 적 없다"며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했다.


국가 때문에 교육 기회 놓친 선감학원 아동들…인권위 조사대상 중 기초생활수급자만 21.4%
[국가가 버린 선감학원①] 계속된 국가의 2차 가해…포기가 일상이 된 그들 지난달 28일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선감역사박물관에서 여전한 피해자들의 어려운 생활을 하소연했다. /사진=공병선 mydillon@


선감학원 피해자 가운데는 한씨처럼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선감학원 피해자 28명을 대상으로 한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가운데 21.4%(6명)가 기초생활수급 상태였다. 사실상 기초생활수급자에 가까운 월 100만원 이하 수입을 받고 있는 사람도 전체의 17.9%(5명)였다. 28명 가운데 대학교나 고등학교, 중학교 중 하나라도 졸업한 사람은 단 4명에 불과했다. 초등학교에도 가지 못한 사람은 9명이었다. 28명 중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은 12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별거 및 이혼한 사람은 6명, 재혼 2명, 이외 8명은 미혼이었다.


김영배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대부분 60~70대를 넘긴 만큼 절박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낙인찍힌 채 피해자들은 살아왔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도 없고 나이도 많이 들어 지쳐만 간다"고 말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아동기부정적생애경험은 성인의 우울증 등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불편함으로도 이어진다"며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감학원은 어떤 곳=일제가 만들어 광복 이후 경기도가 운영

◆선감학원=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조선소년령’에 따라 1942년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된 시설이다. 소년들을 감화시킨다는 목적에서 출발한 선감학원은 실제적으로는 어린 소년들을 ‘황국신민’으로 만들기 위한 운영시설이었으며, 실질적인 교화·훈련이 아닌 전쟁에 필요한 충실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돼 운영됐다. 해방 이후 6·25전쟁을 겪으며 주로 전쟁고아들을 수용한 선감학원은 그 운영에 있어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몇 개의 조례로만 운영됐고 이마저도 구체적인 운영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5·16 군사정권 하에서는 사회의 부랑아를 무작위로 잡아들였으며, 당시 사회에 만연해 있던 부랑아 문제를 해결했다고 선전하며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선감학원이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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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이 보유한 수용아동의 현황은 1982년 7월 15일 기준 총 5759명이었으며, 경기도기록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간별 퇴원아는 총 4691명에 이른다. 기숙사 건물은 총 4~5개가 있었으며, 한 동에 80~120명, 많게는 150명 가량의 아동들이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생들은 주로 집단농장과 작업장 등에서 각종 농사일과 노역 등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생활하였으며, 풀베기, 잡초제거, 양잠, 축사관리, 염전노동, 논밭농사 등 다양한 종류의 강제노역이 이루어졌다. 인권유린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거나 구타·영양실조 등으로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으며, 지금도 그 피해사례들이 계속 신고·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다.<참조=경기연구원 ‘선감학원사건 피해사례 조사·분석’>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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