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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간이 벌였는데…희생은 돌고래 몫?[안녕? 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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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전투 돌고래 부대' 실체 부인했지만…위성서 '돌고래 우리' 포착
해저 공격 우려에 돌고래 부대 투입 의혹
냉전시기부터 美·소련 '돌고래 부대' 경쟁적 운영
미 해군, 베트남·걸프·이라크전서 돌고래 투입하기도
전문가 "이념전쟁 영향…돌고래 군사 목적으로 이용하는 건 비윤리적"

전쟁은 인간이 벌였는데…희생은 돌고래 몫?[안녕? 애니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돌고래 부대'를 동원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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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흑해 주요 해군기지 부근에 '군용 돌고래'를 배치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수중 음파 탐지 능력이 뛰어난 돌고래를 해양 군사 작전에 이용하기 위한 것인데, 전시에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돌고래 부대'는 포획이나 사육 과정에서의 윤리 문제 등이 불거지며 꾸준한 비판을 받아왔다.


두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흑해 해군기지 부근인 세바스토폴 항구 입구에 돌고래 우리 2개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뉴스는 "위성 사진 확인 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월 우리가 (흑해 해군기지 부근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세바스토폴은 흑해 연안에 위치한 크름반도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이며,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USNI에 따르면 이 지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의 대다수가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 있지만 잠재적으로 해저 공격에 취약한데, 러시아군은 적군의 기습 공격에 대비해 해저에 돌고래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소련도 이 지역에서 물체를 회수하거나 해중 침투를 저지할 목적으로 '전투 돌고래 부대'를 동원한 바 있다.


전쟁은 인간이 벌였는데…희생은 돌고래 몫?[안녕? 애니멀]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동원된 '케이도그'(KDog)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파동발진장치를 단 채 뛰어오르고 있다./사진=사이트 돌핀월드 캡처.


전투 돌고래 부대는 구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해군이 개발해온 이른바 '비밀병기'로 알려져있다. 냉전 시기인 1960년대부터 미국과 소련은 동유럽 공산체제가 붕괴하기 전까지 핵탄두를 7만개가량 제조하는 등 치열한 군비경쟁을 벌여왔는데, 전투 돌고래 부대 또한 경쟁적으로 운영하며 군사작전에 이용한 것이다. 이들은 되돌아오는 음파로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반향정위 능력을 가진 돌고래에게 해저 정찰과 수색, 적군 포착 등의 임무를 맡겼다.


이후 소련이 해체하면서 전투 돌고래 부대도 1990년대 공식적으로 해산했다. 하지만 2014년 크름반도가 강제 합병되면서 러시아가 돌고래 부대 운영 다시 시작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2016년 러시아 국방부가 수도 모스크바의 우트리시 돌고래 센터에서 3살~5살 사이의 큰돌고래를 1만8000파운드에 사들였고, 지난 2015년에도 돌고래 5마리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러시아는 돌고래 매입은 군사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위성사진을 통해 돌고래 부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돌고래의 수중 음파 탐지 능력을 군사 목적으로 이용해왔다. 미 해군은 1959년 '해양 포유류 프로그램'(Marine Mammal Program·MMP)을 만들어 돌고래 등을 훈련시켰다. 훈련된 돌고래들은 베트남전과 1차~2차 걸프전, 이라크전 등에 투입된 바 있다. 미국 과학잡지 '불레틴오브아토믹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100마리 이상의 돌고래가 해군 시설에 있었으며 현재는 돌고래 85마리와 이보다 적은 수의 바다사자를 조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은 인간이 벌였는데…희생은 돌고래 몫?[안녕? 애니멀] 돌고래.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문제는 돌고래들이 기뢰·어뢰 등 폭발물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폭발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것이다. 동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인간의 의지대로 이들을 위험한 군사작전에 이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사육방식 역시 동물학대 의혹으로 논란이 됐다. 미 해군에 의해 포획당한 돌고래들은 작전 중에는 군인이 주는 생선만 먹을 수 있도록 주둥이에 섭식방지장치를 두르는데, 이 장치가 돌고래 탈출을 막기 위한 용도라는 비난이 나오면서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일부 국가들이 돌고래를 군사적 용도로 이용하는 행위는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현재 러시아군이 돌고래 부대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된 지역인 세바스토폴은 이전에도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돌고래 부대가 투입된 적이 있는 곳"이라며 "과거 냉전 시대부터 이어온 이념 전쟁이 지금껏 돌고래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 목적으로 돌고래 부대를 만드는 건 돌고래의 생태적 습성에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돌고래는 야생 집단 생활을 하며 하루에 100km가량을 헤엄쳐 이동하고, 깊이 잠수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며 "이런 돌고래를 강제 납치해 기껏해야 수심이 5m~10m 되는 수족관에 가둬 놓으면 돌고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년이상 인간과 교감을 이어온 개를 훈련시키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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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현재 돌고래 훈련을 진행 중인 미 해군의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을 제공하는지 알리지 않고 있다"며 "군사 기밀이기 때문에 관련된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인데 돌고래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훈련을 받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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