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부 싸움 후 목숨 끊었다"
"육모방망이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
막말 하고도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 언어상' 수상자로 선정돼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공천 논란이 김진태 예비 후보의 '대국민 사과'로 일단락됐다.
김 예비 후보의 과거 막말 전력 등을 이유로 공천 배제(컷오프)했던 것을 18일 '대국민 사과'를 전제로 다시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김 예비 후보의 즉각적인 사과문 발표에 따라 황상무 전 KBS 앵커와 경선을 통해 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문제의 발언은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것과 2015년 조계종이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의 보호 요청을 수용한 것을 두고,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한 발언이다.
김 예비 후보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에 대해선 제가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조금 과했다. 인정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상무 예비 후보는 "공관위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앙당에서 애초 계획했던 경선 후보 토론회를 오는 20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김행 공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원도에 김진태 후보와 황상무 후보를 경선에 붙이기로 최종적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진태 후보가 5·18과 불교 관련 발언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 말씀을 했고 이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정치적 소명을 충분히 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선은 오는 21일과 22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통해 실시되며, 23일에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던 후보에 대한 공천 배제를 했다가 단 며칠 만에 뒤집은 국민의힘.
오는 5월 10일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순간부터 집권 여당으로 탈바꿈한다.
그러나 이번 강원도지사 공천 사태를 두고 당을 향한 비판의 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그렇게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에 흠집을 냈고, 공천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윤심(尹心) 논란까지 불러와 강원 지역 보수 유권자들을 이른바 '갈라치기'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에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느닷없이 몇 년 전 발언을 문제 삼아 지역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는 후보를 '컷오프' 해 발목을 잡았다는 것.
또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단수 공천으로 결정해놓고선 경쟁 후보의 단식 농성과 이의 신청에 나흘 만에 번복하며 경선하겠다는 것 자체도 코미디라는 지적이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당사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한 선거운동 기간에 사활을 걸고 뛰어다닌 후보들과 캠프 관계자들이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2019년 4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시절,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막말 파문을 빚었다.
정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 때 자신의 SNS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게시한 후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고 적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또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부 싸움 후 목숨 끊었다", "보수 존립에 도움 안 되는 사람들은 육모방망이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 는 등의 막말을 쏟아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런 그가 한국 정치 커뮤니케이션 학회가 주관하는 '제8회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 언어상' 시상식에서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 언어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그를 선정한 학회가 조롱받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는 5선 국회의원에다 국회부의장, 그리고 곧 집권할 당의 공천관리위원장 자리에 앉아 소속당 예비 후보들의 공천관리를 하고 있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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