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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여성 위협하는 전시 성폭력…계속되는 교전에 피해자 보호망도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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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철수 지역서 전시 성폭력 사례 속속 보고돼
계속되는 교전에 가해자 처벌·피해자 보호 어려워
러시아 측 "러시아군에 대한 엄청난 양의 거짓말" 주장
국제인권단체 "민간인 향한 고의적인 잔학 행위와 폭력 조사해야"

우크라 여성 위협하는 전시 성폭력…계속되는 교전에 피해자 보호망도 '부재'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친(親)러시아 반군 병사가 무차별 폭격으로 뼈대만 남은 아파트 앞을 지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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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싸워야 할 상대는 쏟아지는 포화만이 아니었다. 전시 성폭력은 지난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한 로마규정'에 따라 규정된 전쟁범죄지만, 러시아군이 철수한 지역에서는 그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 여성들은 경찰과 언론, 인권단체를 통해 러시아군이 저지르는 범죄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


7일 뉴욕포스트(현지시간)는 성범죄를 피하기 위해 직접 머리카락을 자르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마리아나 베샤스트나 우크라이나 이반키우 부시장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강간, 성폭행 등의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특히 15살, 16살 소녀들이 집단 강간을 당한 사례도 있었다. 러시아군이 숨어있던 어린 소녀들의 머리를 잡은 채 지하실에서 끌어낸 후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반키우는 전쟁 초기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지난 2일 우크라이나군에 탈환됐다.


베샤트리나 부시장은 이어 "해당 사건 이후 마을에 있던 우크라이나 소녀들이 일제히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면서 "러시아군에게 조금이라도 덜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저지른 성폭력에 대한 고발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은 러시아군이 철수한 지역에서 성폭행을 포함한 전쟁범죄 사례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집단으로 혹은 총구를 겨눈 채 성폭력을 저지르는 등 만행을 벌이고 있다. 한 여성은 폭격 소리에 눈을 떠 피난을 가기 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와 피임도구를 찾아야 했다고 가디언에 증언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홀로스당 소속 하원의원인 레시아 바실렌코도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피해자의 사진을 공개하며 "10살 여아마저 잔혹하게 성폭행했다. 죽은 여성들의 몸에는 불에 그을린 나치 문양 모양의 화상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의 상징인 갈고리십자가 문양이 여성 시신에 새겨져 있다.


우크라 여성 위협하는 전시 성폭력…계속되는 교전에 피해자 보호망도 '부재'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의 공동묘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러시아군과 전투를 벌이다 숨진 아들 장례식에서 관에 덮었던 국기를 껴안고 오열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이 성폭력 등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인들은 단지 재미를 위해 민간인들을 살해했다"며 "여성들은 자녀들의 눈앞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고, (러시아군은) 민간인의 팔다리를 자르고 목을 베기도 했다"고 러시아군을 규탄했다.


다만 전쟁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가해자를 처벌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 우크라이나 검찰과 ICC는 신고가 들어온 성폭행 사례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시 상황에서 러시아군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가디언도 "오랜 기간이 걸리는 사법정의 실현은 현재의 성폭력 위험에 놓인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두려움을 달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도 부재한 상황이다. 성폭력 생존자를 지원하는 자선단체 라 스트라다 우크라이나의 카테리나 체레파하 회장은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들이 많았지만 계속되는 교전으로 인해 그들에게 물리적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가디언에 털어놨다.


이에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같은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휴 윌리엄슨 휴먼라이츠워치 유럽중앙아시아 국장은 "우리가 기록한 사건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의적인 잔학 행위와 폭력"이라며 "러시아군의 강간, 살인 및 기타 폭력 행위는 전쟁 범죄로 조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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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러시아 측은 전쟁범죄를 부인하고 있다. 바실리 알렉스비치 네벤즈야 주 유엔 러시아 대사는 지난 5일 안보리 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러시아군에 대한 엄청난 양의 거짓말을 들었다"며 "우리가 기대만큼 전쟁에서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민간인 피해를 고려해 그들을 겨냥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복이 아닌 돈바스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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