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분열에서 단합으로' 새로운 우크라이나의 탄생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우크라이나 부총리 '홀로도모르' 언급 "100년 이상 탄압 받은 우크라인 단결하는 법 알아"

'분열에서 단합으로' 새로운 우크라이나의 탄생
AD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019년 개봉한 영화 '미스터 존스'는 1930년대 초 이시오프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 몰래 잠입한 영국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스탈린 정부가 출입을 금지한 지역에 잠입하면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다. 당시 소련 정부가 언론을 완전히 장악해, 유명 외신에서도 소련을 비난하는 기사는 찾을 수 없던 상황이었다. 주인공은 소련군 뿐 아니라 굶주림 때문에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그 어디에서도 먹을 것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굶주림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순간 그는 꼬마들에 의해 구조된다. 그리고 꼬마들이 준 고기가 든 수프를 허겁지겁 먹고는 정신을 차린다. 꼬마들은 이웃 집의 시체에서 살점을 떼내 배를 채우고 있었고 이를 뒤늦게 안 기자는 기겁하며 먹은 음식을 모두 토해낸다.


미스터 존스는 1930년대 초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대기근 '홀로도모르(Holodomor)'를 소재로 한다. 당시 3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되며 스탈린 정권이 의도적으로 대기근을 방치했다는 의혹이 있다. Holodo는 기아, Mor는 많은 죽음을 뜻한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홀로도모르가 자주 언급된다. 올가 스테파니쉬나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항상 어려운 시기에는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는 홀로도모르에서도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100년 이상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단결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단결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파니쉬나 부총리의 말처럼 우크라이나인들은 전례없는 단합으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으며 한 외신은 이를 새로운 우크라이나의 탄생이라고 평했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뒤 30년 동안 우크라이나는 친러 세력과 친서방 세력이 충돌하며 분열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제는 모두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단체 레이팅이 지난 12~13일 우크라이나 전역의 약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80%가 넘는 응답자들이 무기를 들거나, 금전적인 지원을 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우크리이나를 지키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돕고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91%는 되레 희망을 느낀다고 답했다. 레이팅 여론조사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였다.

'분열에서 단합으로' 새로운 우크라이나의 탄생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친러시아 성향의 주민들 조차 무기를 들고, 돈을 기부하고 자원 봉사에 나서고 있다. 애초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군을 환영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2~2014년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부에서 부총리를 지내고 2014년, 2019년 대선에도 출마한 유리 보이코는 최근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나라를 침공한 러시아군을 비난한다"며 "끔찍한 시간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고 우크라이나를 지킬 것"이라고 썼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시민들에게 전쟁 지역에서 난민을 돕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지키기 위해 입대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하르키우 물리기술대학의 세르게이 우텐코프 교수는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평했다. 그는 "국가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곁을 지키고 있다"며 "이는 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AD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연설에서 "시련이 닥쳤을 때 즉각 단합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인들의 힘"이라며 "우크라이나인들은 공통점을 찾고 함께 싸우며 정체성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리비브의 아드리 사도비 시장은 "새로운 우크라이나의 탄생을 보고 있다"며 "이런 저항을 보여주는 다른 동유럽 국가를 상상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골리앗에 대항하는 다윗 같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