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뉴스공장' 방 빼라고? …앞으로 20년은 더 할 생각"

"거취 결정해야" 지적에 "한번 지켜보라" 응수

방송인 김어준씨(왼쪽)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TBS 방송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였다. 김씨가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뉴스공장) 존속 여부를 두고 김 최고위원이 "빼야 하지 않겠나"라고 묻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하면서다.

16일 TBS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공장장(김어준)도 방을 빼야 하지 않겠나. 이제 별로 효험이 없는 것 같다. 여러 가지 문제 제기를 하고, 의혹 제기를 해도 효과가 없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진중권 교수가 빨리 그만두는 게 민주당에 유리할 거라고 말하던데"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제가 검찰에서 뉴스공장 모니터링을 열심히 한다는 얘기는 들었다"라며 "오세훈 서울시장도 (방송 폐지를) 해보려고 했었는데 잘 안됐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뜻대로 되는지 한번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이 "이번 대선에서 그렇게 노력했는데 선거도 졌으면 자진해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김씨는 "20년은 더할 생각이다"라고 되받아쳤다.

김씨가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뉴스공장)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편파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을 향해 "청와대 못 들어가고 지방선거도 안 나가고, 특별히 보직도 없게 되면 제 고소고발이 쌓여가니 변호사나 해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제가 돌팔이 변호사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라. 수임료만 많이 주면 누구든 (해줄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후보자비방,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 리스트에 올렸다.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 1월14일 김씨의 '뉴스공장' 방송 내용이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한 매체 소속 기자는 '윤석열 후보 캠프 내 무속인들이 드나든다', '김건희 여사가 무당을 찾으러 다닌다' 등 취지의 주장을 했는데, 인터뷰를 진행한 김씨는 기자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김씨의 방송은 국민의힘과 잇따라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기간 중에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는 '뉴스공장'을 '편파방송'으로 규정하고 비판해 왔으며, 시장으로 당선된 뒤로도 편파성을 지적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월에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뉴스공장'을 겨냥해 "계속 공정성 논란을 야기해왔고 급기야 개인 방송이냐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방송의 독립성 운운하며 시민들의 비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라고 질타했다.

지난해 11월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 / 사진=TBS 방송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지난해 4월 페이스북에 "(여권이 말하는) 검찰개혁은 사실상 조국 수호이며, 언론개혁은 사실상 어준 수호"라며 "김어준 못 잃어, 민주주의 못 잃어, 대한민국 못 잃어 수준의 신격화다. (뉴스공장이) 청취율 1위니까 신뢰 수호의 근거가 된다는 주장을 할 거면 '슈퍼챗(유튜브 등에서 구독자로부터 받는 유료 후원)' 세계 1위하는 방송은 참언론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유권자의 신뢰를 복구하려면, 김씨 등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민주당이 살려면 비정상적인 정치 커뮤니케이션부터 복원해야 한다"라며 "김어준, 유시민, 몇몇 얼빠진 중소 인플루언서들을 정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 퇴마의식을 거행할 엑소시스트가 없다는 것"이라며 "지지자들도 10년 넘게 이들에게 세뇌당해 영혼이 완전히 잠식당한 터라, 그 잡귀들을 몸에서 빼내면 아예 살아갈 수 없는 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