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4월까지 러 노선 중단…우회항로 이용
아시아나도 러시아 운항 중단 상태…HMM, 해상 운송 중단
항공사 비용 부담 늘고 고객 불편 불가피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항공과 해운길이 막히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러시아 노선 운항을, HMM도 극동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항공사들이 러시아 영공을 피해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고유가에 높아진 연료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탑승객들의 비행시간 불편도 예상된다. 또한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물류대란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현지 공항 운영·안전 등의 우려를 감안해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톡 노선 여객기 운항과 유럽 노선 화물기에 대한 모스크바 경유를 4월 말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5일 오전 1시(현지시각 4일 오후7시) 기준으로 모스크바 공항에서 연료보급 불가 등의 이유로 매주 목요일 주 1회 운항 중이던 모스크바 노선의 여객 운항을 오는 18일까지 일시 중단했었다. 또 유럽행 화물기 운항도 18일까지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고 운항하기로 한 바 있다.
유럽과 미주 동부발 노선의 경우 우회항로를 사용하기로 했다. 유럽의 경우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노선이며 미주 동부발 노선은 뉴욕과 애틀랜타, 시카고, 워싱턴, 보스턴, 토론토 등 이다. 유럽 노선은 중국과 카자흐스탄, 터키를 경유하고 미주 동부 노선의 경우 알레스카 태평양을 통과하는 우회 항로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주 7회 모스크바 경유 유럽행 화물 노선을 운항했다. 러시아 여객 노선은 운항하지 않고 있다. 또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유럽 노선과 미주 동부 노선 항공편을 대상으로 러시아 영공을 피해 우회 항로를 이용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우회 항로 이용 종료 시점은 미정"이라며 "사태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회운항으로 항공사 연료비 부담 커지고 탑승객 불편 불가피
에어부산도 이날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오가는 비행편을 다음 달 중순까지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현재 인천~블라디보스톡 노선을 2주에 한 차례 토요일에 운항하고 있다. 당장 오는 19일부터 4월 15일까지 예정된 6편을 중단키로 했다.
두 항공사들은 우회항로 이용으로 유럽행 일부 항공기를 더 오래 비행할 수 있는 기종으로 변경하고, 공항 이·착륙 일정도 조정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연일 치솟는 고유가 상황에서 운항 거리 증가로 연료 소비도 크게 늘어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아시아 지역의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23.20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74.2% 올랐다. 우회 항로 이용 시 연료비 지출은 기존보다 20%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탑승객들의 불편도 불가피하다. 인천과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의 비행시간이 늘어난 영향이다. 유럽 항공편 비행시간은 우회 항로 이용 시 기존 항로보다 편도 기준 1시간30분에서 2시간45분가량 길어질 전망이다. 인천→파리 노선 비행시간은 기존 12시간30분에서 14시간35분으로 2시간5분,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은 기존 12시간에서 14시간15분으로 2시간15분이 늘어난다. 북극 항로 대신 태평양 항로를 이용하는 애틀란타→인천 노선의 경우 비행시간이 15시간10분에서 16시간으로 추가된다.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의 비용부담이 가중되면 항공권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우회 항로 이용으로 연료비 지출이 늘어난 항공사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항공권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늘길·바닷길, 러시아 운항 줄줄이 중단…기업 물류대란 심화
항공길에 이어 해운의 노선도 멈춘 상태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러시아로 향하는 극동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HMM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운항에 어려움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부킹(예약)을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
HMM은 상트페테르부르크행 서비스 예약을 지난달 28일 중단했다. 이번에 중단한 노선은 부산∼보스토치니, 부산∼블라디보스톡이다. 그동안 보스토치니 노선에는 HMM의 17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척이 투입됐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는 같은 규모의 선박을 운용하는 타 선사의 선복(적재공간)을 이용 중이었다.
러시아 노선의 선복량은 HMM의 전체 선복량 대비 미미해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 제재와는 무관한 결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비스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지금 뜨는 뉴스
바닷길과 하늘길이 줄줄이 봉쇄되면서 기업들의 물류대란도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점쳐진다. 가뜩이나 부품 및 원재료 수급이 어려워진 가운데 물류길 까지 막히면서 국내 주요기업들은 부품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