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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까진 아니라지만…수출로 먹고사는 韓, 3차 오일쇼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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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되는 우크라 사태-상>글로벌 경제 화이트스완되나

지난해 수출규모 797조원
1차 오일쇼크 당시보다 201배 성장
전문가 "장기화땐 우려
기업들 생산기회 박탈 제조 중기 타격 입을 것"

크루그먼 "아직 재앙 수준 아냐
에너지 보다 식량이 더 큰 문제"

재앙까진 아니라지만…수출로 먹고사는 韓, 3차 오일쇼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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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박병희 기자] 세계경제에 3차 오일쇼크가 덮칠 경우 에너지 수입량이 많고 경제규모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1, 2차 오일쇼크 발생 당시와 비교해 예측 가능한 리스크였던 데다가 소비 탄력성도 개선돼 단기간에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4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 규모는 연간 6444억달러(약 797조원)으로, 1·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1973년(32억달러)과 1979년(150억달러) 대비 약 201배, 43배 가량 성장했다. 1970년대 10%대에 그쳤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40%를 웃돈다. 특히 ‘제조업 수출 중심’으로 요약되는 현재 한국의 경제구조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화 땐 생산성 타격…투자·고용도 악화= 국제유가는 이미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 여파로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올랐다가 12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를 기준으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1970년대 오일쇼크는 현재와 비교해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지 않던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당시 우리나라는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이 경공업 중심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선회하던 때라는 특수성까지 겹쳐 충격이 컸다. 결과적으로 1973년 전년 대비 12.8% 수준이던 경제성장률은 1974년 8.1%, 1975년 6.6%까지 내려앉았다. 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경제성장률은 -2.7까지 밀렸다. 수출에도 타격을 입어 1973년 98.6% 수준이던 수출증가율은 한해만에 24.8%로 꺾였다. 반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같은기간 3.5%에서 24.8%로 뛰었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유가급등은 과거보다 글로벌 시장과 동기화(커플링)된 한국경제의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민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오일쇼크는 당장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작용하고, 생산 측면에서는 비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면서 "가장 큰 우려는 이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인데, 생산의지와 기술이 확보돼 있어도 원자재가 없어 생산기회를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이 경우 실질적으로 생산성이 악화된 것과 다름없으며, 구조적 문제로 번지며 투자와 고용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분야의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유가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OPEC+)의 증산 의지는 적어보이고, 미국 세일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원유 증산 카드를 고려하고 있지 않기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추세적 하락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료나 원유수요 둔화 시그널들이 나타나야 한다"면서 "정유화학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요 둔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감소폭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크루그먼 "아직 재앙 수준은 아니다"= 다만 아직은 과거와 같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정도의 오일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는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1970년대보다 낮고 ▲오일쇼크 당시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3%로 높았고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인한 2차 오일쇼크가 있었다는 점을 들며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지난 8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가 세계 경제에 악재가 되겠지만 재앙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1970년대 오일 쇼크가 세계 경제에 줬던 정도의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러시아가 주요 원유 생산국이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1970년대 중동 국가들이 세계 원유 생산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러시아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만큼 에너지보다 식량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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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연구위원은 "1·2차 오일쇼크의 경우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예상보다 강한 공급 충격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충격은 어느정도 예상했고, 대응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과거에는 화석연료의 의존도가 높고 친환경 에너지기술도 없었던 데다가 에너지효율도 좋지 않았다"면서 "현재는 유가 충격이 왔을 때에 대체 에너지자원을 생산할 여력 등 소비탄력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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