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민간인 숨질 때…푸틴, 31살 연하 연인과 자식 4명 스위스로 도피시켜

카바예바,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자녀 4명 출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국영 TV를 통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후 그의 연인이라고 알려진 리듬체조 선수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38)와 4명의 자녀들을 스위스로 피신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현지 시각) 유로뉴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푸틴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와 4명의 자녀가 스위스의 한 별장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바예바는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로, 푸틴 대통령과의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출산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2007년 리듬체조 선수 생활을 은퇴한 직후, 친(親) 푸틴 성향 정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2013년 전 부인과 이혼한 후 러시아에서는 카바예바가 그의 연인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푸틴 대통령은 "존중받아야 할 사생활"이라며 말을 아껴왔다.

알리나 카바예바./사진=러시아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 캡처

2014년 러시아 최대 언론사인 '내셔널 미디어 그룹 임원이 된 카바예바는 당시 1000만 달러(약 123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셔널 미디어 그룹은 '푸틴의 자금책'으로 알려진 유리 코발추크가 2008년 창립한 회사로, 푸틴 대통령이 카바예바를 낙하산으로 회장직에 올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국 매체 페이지식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개시한 푸틴 대통령이 가족의 안위만 바라고 있다며 비판했다. 매체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키고 난민 위기를 야기하는 동안, 푸틴 가족은 스위스의 안전한 별장에 숨어 있었다"며 "스위스에 가족을 숨기기로 한 결정은 스위스를 과소평가한 것이다. 대표적인 유럽 중립국 스위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벌어진 이후,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국제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러시아 정치 분석가인 발레리 솔로베이는 지난 1일 푸틴 대통령이 핵전쟁 대비용으로 만든 지하 벙커에 전 부인과 그들의 딸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이 핵전쟁을 대비해 만든 최첨단 지하 도시에 가족을 피신시켰다"며 "해당 지하 도시는 알타이 공화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개전 12일째인 7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차 회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전쟁 중단과 같은 핵심 의제와 관련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은 조만간 4차 회담을 벨라루스에서 개최하는데 합의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