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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5년⑤]세계 인터넷은행 희비 가른 차별화…해답은 'IT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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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금리만 내세운 美
2014년까지 14곳 사라져

SNS 홍보·ATM기 대여 등
차별화 공략 기업 승승장구

업력 짧은 유망사 지원 공략
IT로 해외시장 진출해야

[인터넷은행 5년⑤]세계 인터넷은행 희비 가른 차별화…해답은 'IT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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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메기’로 화려한 데뷔에 성공하면서 국내 은행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5년이 지난 만큼 향후 시즌2를 보여줄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 자산규모나 여·수신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는 시중은행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차별화 실패해 소멸한 인터넷은행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우리나라보다 20년 앞선 1990년대 중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퇴출 수순을 밟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세계 최초 인터넷은행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Security First Network Bank)다. 1995년 설립된 이 은행은 낮은 수수료와 높은 예적금금리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수익 모델 구축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들과 차별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예대 업무’를 주요 서비스로 영위하다가 캐나다 RBC은행에 합병되면서 소멸의 길을 걸었다.


비슷한 시기 출범한 넷뱅크(Net Bank)도 상황은 비슷했다. 은행권 평균금리를 뛰어넘는 금리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주택담보대출에 국한된 단순한 사업구조가 문제였다. 넷뱅크는 경기침체로 인한 대출부실화로 부도를 맞았다. 가격경쟁력이나 사업다각화 실패가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됐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14년까지 14곳의 인터넷 전문 은행이 부도·피인수·자진 폐업으로 퇴출됐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 은행과 차별적인 고객 기반을 보유하지 못한 곳들이었다. 국내 인터넷은행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사례다.


반면 차별화로 성공한 해외 인터넷은행들도 있다. 독일 피도르(Fidor)은행의 경우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전략을 펼쳤다. SNS를 통한 계좌 개설을 제공하고, 페이스북 ‘좋아요’ 클릭 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0.1%씩 예금 금리를 높이는 방식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피도르 은행은 일반 은행 업무 외에도 P2P대출, 크라우드 펀딩, 주식, 귀금속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마이뱅크는 상인과 농민들을 대상으로 중금리대출을 공급하면서 금융 사각지대를 공략했다. 특히 알리바바 내에서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가 설립한 위뱅크의 경우 메신저 ‘위챗’을 농촌 지역에 위치한 은행이나 소도시 은행과 연결했고, 위챗을 통해 은행은 소규모 대출, 현금대출 등 개인을 위한 소액 신용 대출 서비스에 나섰다. 중국의 기존 은행들에게 부족한 개인과 중소기업, 특히 영세 중소기업을 위한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2억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일본의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초기부터 금융과 다양한 산업이 연계된 형태로 출발해 각자 특색있는 사업모델로 자산 성장 및 수익기반을 다져왔다. 여·수신 중심의 이자수익 외에도 다양한 비이자수익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세븐앤드아이홀딩스의 계열사인 세븐은행은 편의점을 활용한 사업구조가 강점이다. 세븐일레븐에 비치한 ATM 기기 대여, 예금 인출 등에 대한 수수료 수익이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수수료와 같은 사업을 벌이기가 여의치 않은 환경이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미국은 개인 수표도 많이 쓰는 데다 은행들이 ATM 수수료, 계좌유지 서비스 수수료 등 다양한 수수료 수익도 올리고 있다"며 "국내 시중은행들도 시도했다 철회한 경우도 있을 정도로 수수료에 대한 국내 금융 소비자들의 시선이 싸늘하다"고 설명했다.


기술 기반 ‘IT금융’이 답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은행들이 향후 진출할 다음 단계는 기업금융 시장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선 막대한 자산 규모와 그간의 업력으로 쌓은 네트워크 등을 갖춘 시중은행과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소매금융 시장에서보다 더 차별화가 절실할 수 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기술 기반의 ‘IT금융’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구조가 탄탄하고 성장성이 있지만 시중은행이 대출 근거자료로 활용할 업력과 실적 등 ‘숫자’가 부족한 기술 중심 중소·벤처 기업들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기술신용대출이라는 상품이 있지만 이마저도 부동산 담보 비중이 없지 않아 초기 단계 벤처나 스타트업들은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 원장은 "업력이 짧은 유망 기업들의 성장성과 사업구조, 기술력 등은 무형자산이기 때문에 시중은행이 담보를 설정하기 쉽지 않지만 인터넷은행들은 자신들부터 IT를 기반으로 성장해 유니콘으로 등극했고 각종 빅데이터를 분석할 기술적 역량도 갖췄다"며 "다소 리스크를 안더라도 이 영역을 선제적으로 개척한다면 인터넷은행과 중소벤처기업 모두에게 득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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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업모델은 해외 시장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달 초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부터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고 공표했다. 토스는 베트남국제은행(VIB)과 제휴해 현지 신용카드와 소액단기대출 서비스도 출시했다. 정 원장은 "외부에서 한국의 금융은 인정하지 않아도 한국의 IT는 인정하는 만큼 ‘IT금융’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인터넷은행들이 만든 표준 모델이 동남아시아 등의 지역으로 수출해 세계 표준이 된다면 그게 한국이 금융강국으로 등극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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