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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5년③] "메기 역할 제대로 했다...시장·문화 바꾼 게 진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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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위기의식에 앱 바꾸고 디지털 조직 신설
이용자 친화적 상품 고민 경쟁 유발
금융소비자로 주도권 이동
"은행업계 성장 만큼 당국 관리감독도 발전해야"

[인터넷은행 5년③] "메기 역할 제대로 했다...시장·문화 바꾼 게 진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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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부애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야기한 중요한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기성 은행에 변화와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이 디지털전환을 서두르는 한편 이용자 친화적인 상품을 고민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이 상품 공급자에서 금융소비자로 옮겨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24일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전체 은행업계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인터넷은행들이 매출 규모는 적지만 시중은행들을 확실히 자극해 디지털전환을 가속화시키고 모바일 중심으로 은행권이 전환할 수 있다는 것,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물론 미성년자들까지 장악하며 확장하고 있는 부분은 향후 큰 잠재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카카오뱅크의 10대 청소년 대상 금융 서비스 ‘미니’는 이미 출시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115만명을 기록하면서 해당 연령대 2명 중 1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향후 주력 고객층을 미리 선점한 셈이다. 정 원장은 "그간 젊은 세대는 금융과 사실상 무관했다"며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결제 및 송금을 했지만 예금과 대출, 투자라는 금융의 핵심 차원에서는 멀어있었는데 인터넷은행들은 모바일을 통해 미래의 주역인 젊은 세대를 끌어오면서 미래를 앞당겨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뱅 따라 하는 기존 은행들

카카오뱅크가 미래 세대를 빠르게 장악하면서 시중은행권의 위기의식도 커졌다. 이에 청소년 대상 금융 서비스를 서둘러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10대 전용 충전형 선불카드 ‘신한 밈’ 카드를 출시했고, 하나은행은 청소년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아이부자’를 내놓았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 돈을 주고 받는 용도로 이를 통해 용돈 활용 및 저축을 관리할 수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1월 ‘아이 부자’와 비슷한 10대 특화 서비스 ‘리브 넥스트’를 출시했다.


카카오뱅크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출시돼 큰 성공을 거두자 은행들도 이를 차용할 수 밖에 없었다. 대표적으로 앱을 열고 나서 보이는 첫 화면에 계좌들을 카드 모양으로 나열해 보여주는 디자인은 은행권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인터넷은행들의 ‘원 앱(One App)’ 전략이 효율적이라는 게 증명되자 은행들도 기능이 다른 여러 앱들을 하나로 통합했다. 최근에는 은행의 앱들 뿐 아니라 계열 증권사, 카드사 등의 기능도 통합(KB금융, 하나금융)하고 생활금융 플랫폼(신한금융)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또 지점 인력 비용이 전혀 없는 인터넷은행들과 경쟁하기 위해 지점들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507곳에 달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고 통신업체와 손을 잡는 한편 스스로 플랫폼을 만든다든지 하는 것을 보면 인터넷은행이 충분한 ‘메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도 강화됐다. KB국민은행은 펀드서비스, 디지털신사업, 기업뱅킹 등 8개 부문에서 개발과 운영을 통합한 ‘데브옵스(DevOps)’ 조직으로 개편했다. 신한은행은 ‘플랫폼 키우기’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룹 계열사 신한AI는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베스트(가칭)’를 개발하고 있고 혈맹을 맺은 KT와 메타버스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선택지 늘어난 소비자…시장 지형 재편

인터넷은행이 모바일 비대면 중심의 간편하고 손쉬운 금융을 내세우자 시중은행들도 서둘러 소비자가 더 이용하기 쉬운 형태의 앱과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속도를 냈다. 소비자들은 은행에 가지 않게 됐고 선택지는 늘어나게 됐다. 이 같은 추세에 대출을 비교·중개하는 핀테크업체까지 나타나면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기존 금융시장이 비슷한 선택지만 즐비한 공급자 위주였다면 이제는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출혈 경쟁‘까지 불가피해진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 이용 자체가 혁신이 아니라 모바일 기반 금융이 원활해진 점, 특히 대출 등의 상품에 대해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크게 올라갔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비대면으로 대출이 가능해진 것은 기술적 혁신보다 더 중요한 지점으로 기존 은행이 아니라도 대출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은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용자들이 은행 거래하는 데 있어서 편의성이 많이 제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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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만큼 관리감독도 발전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시중은행과는 다른 규제 생태계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아직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들의 사업 규모가 작지만 기업대출 등을 시작하면 엇비슷한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며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은 계열사도 여럿 있는 만큼 형평성 문제와 함께 은산분리 규제도 다시 고민해봐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교수도 "정부 당국은 기술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더 출현할 수 있도록 해줬지만 이처럼 진입이 원활해지면 건전성 문제가 떠오르기 마련"이라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건전성 관련 감독은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하더라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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