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9시30분 청년희망적금 가입 시작
5부제에도 고객 몰리며 각종 오류 발생
대상 고객들 "은행 지점 가야할 판" 토로
청년희망적금, 조기완판 행렬 이어지나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금융당국에서 출시한 청년희망적금이 가입 첫날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은행당 수만명이 앱에 접속하면서 대기 시간이 1시간을 넘어갔다. 일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은 트래픽 접속량이 늘면서 일부 서비스 이용이 중단되는 현상도 빚어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전국 11개 은행에서 청년희망적금 가입신청이 시작됐다. 고객 분산을 위해 시행한 ‘5부제’로 이날은 1991·1996·2001년생이 가입 대상이었다. 가입시간 30분 전부터 주요 앱 검색어에는 ‘청년’이나 ‘희망적금’과 같은 키워드가 순위에 오르는 등 가입희망 고객이 몰렸다.
가입자가 폭주하면서 은행 앱에서는 오류가 속출했다. A은행에서는 가입 시작 전부터 앱에 접속해 대기를 시작한 고객들로 마이데이터와 공지사항과 이벤트 페이지 확인이 불가능했다. 해당 시중은행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시행으로 인해 트래픽이 예상보다 많이 몰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이 시작된 이후에도 오류가 이어졌다. B은행에서는 가입 시작 이후에도 희망적금 가입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는 오류가 20분 넘게 발생했다. 오류 사유도 ‘거래처리 중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다’거나 ‘시스템 담당자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란다’는 공지로 번갈아 올라왔다. C은행에서는 미리보기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에도 ‘이미지 생성 중 오류가 발생했다’며 가입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졌다. 전자서명 과정에서도 문서생성 오류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날 신청을 희망했던 소주민씨(26·가명)는 “30분전부터 알람을 맞추고 은행 앱으로 신청하려 했지만 접속 후 배너가 눌려지지 않았고 오류가 발생했다는 이미지만 떴다”며 “포기하고 다른 은행으로 갈아탔지만 가입창과 신원 확인만 가능했고 이후부터는 먹통이었다”고 토로했다. 김지현씨(26·가명)도 “동갑인 친구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신청에 성공했느냐는 질문이 있었지만 아무도 없었다”면서 “물량이 소진될 것 같아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에 방문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대기시간도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D은행에서는 비대면 신청자가 몰리면서 예상대기시간이 1시간10분까지 길어졌다. 대기인원은 4000명이 넘어갔다. 대부분 미리보기 서비스를 이용했고 대기인원도 실시간 숫자임을 고려하면 실제 가입희망 고객은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가입 희망자가 몰리면서 남은 4일도 배정된 물량이 완판 행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적금 가입대상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미리보기’ 서비스 신청건수는 5대 은행에서 150만건을 넘었다. IBK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다른 6개 은행을 합산하면 약 200만건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점심에 은행 가야할 판"…청년희망적금 조기완판되나

이를 고려하면 조기물량 소진으로 청년희망적금 가입심사에서 탈락하는 이들도 다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희망적금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456억원이다. 가입 희망자를 200만명으로 두고 전원이 매월 총액인 50만원씩 낸다고 단순가정하면 가입 가능 인원은 38만명뿐이다. 5명 중 4명은 탈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뜨는 뉴스
애초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미리보기 서비스의 경우 중복 신청이 있을 수 있고, 모든 가입자가 50만원을 신청하진 않을 거란 취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리보기 서비스를 신청한 인원이 몇 명인지 정확히 공개하게 되면 소비자 불안감을 부추기고 더 많은 고객이 몰릴 수 있어 공개가 어렵다”고 귀띔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