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가상현실 시뮬레이션 분야 독보적 기술
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고객사
하나금투 주관으로 기술특례상장 추진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시뮬레이터 전문 기업 이노시뮬레이션이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노시뮬레이션은 하나금융투자와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상장 재추진을 위해 최근 기승준 전 미래에셋증권 ECM(주식자본시장) 본부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기 부사장은 "올해 기술평가를 받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의 경쟁력과 가치를 알리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기 부사장은 2016년 처음 인연을 맺게 됐는데 금융투자업계에서 전문성을 갖추신 것은 물론 저희 회사의 기업 문화를 잘 이해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IPO가 마침표는 아니지만 회사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00년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대학원 실험실에서 창업한 벤처 기업이다. 조 대표는 자동차 부품 기업 만도에서 근무한 자동차 연구원 출신이다. 회사의 지원을 받아 국민대 자동차공학대학원을 다니면서 차량 시뮬레이터 개발을 시작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지난 22년간 현대자동차의 시뮬레이션 분야 협력사로 기술과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자동차 시뮬레이터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업체로 꼽힌다.
차량용 시뮬레이터 기술을 확장해 자동차 외에 철도, 산업, 국방, 의료 등 분야에도 적용하고 있다. 첨단 모빌리티 시뮬레이션, 확장현실(XR) 무인 원격 주행(다기종 중장비 가상훈련 시스템), XR 가상훈련(고속열차 시뮬레이터, 국방 모의 훈련), XR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 사업(3D 가상공간 모델링 ) 등이다. 차량·기차·항공 사고 등을 실제와 똑같은 환경으로 구현한 가상공간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고, 위험한 폭파 작업 등을 가상공간 상에서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 등 산업 및 안전에 유용한 솔루션을 공급한다.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도 주요 고객사다. 삼성전자에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VR모션 시트를 공급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도로공사에는 가상공간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고성능 시뮬레이터를 공급했다. 이 고성능 시뮬레이터는 벤츠, BMW, 한국도로공사 등 전 세계 3곳의 기업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완성차 기업들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조 대표는 "사람이 직접 체험하기에 안전에 문제가 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 자율주행 테스트 등을 시뮬레이터로 할 수 있다"며 "가상공간에서 디지털 검증을 하는 시대가 왔고 이노시뮬레이션은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를 맞이할 기술적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시뮬레이터 부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벤처캐피탈 등 다수의 기관투자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첫 유치는 2011년으로 당시 대성창업투자를 대상으로 2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2015년 원익투자파트너스(15억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9억7500만원), 신한캐피탈(10억원)이 이노시뮬레이션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이 중 신한캐피탈의 구주는 현대기술투자가 매입했다.
2016년에는 신한은행(20억원),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15억원), 수림창업투자(10억원), 대성창업투자(10억원)로부터 총 55억원을 조달했다. 투자는 보통주 증자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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