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4형 항원 보유자, '킬러 T세포' 활발한 반응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코로나19에 노출돼도 감염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강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특정 유전자를 보유한 이른바 '네버 코비드족(Never Covid cohort)'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은 일반적인 감기 계열의 코로나19에서 면역계의 세포 유형인 'T세포'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SARS-CoV-2'에 감염될 가능성이 작다는 새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한 가정 내에 코로나19 양성 환자가 있다고 다른 구성원들이 전염될 비율은 의외로 높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18~30세 남녀 36명에게 직접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이들을 통제된 환경에서 2주간 관찰한 결과, 실험 참가자 중 절반인 18명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의 제1 저자인 리하 쿤두 박사는 "SARS-CoV-2 바이러스에 노출된다고 해서 항상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감염될 때 신체에서 생성되는 높은 수준의 T 세포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대니 알트만 면역학 교수는 "똑같은 코로나19 환경에서 사람마다 왜 반응이 다른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됐는데 특정 유전인자와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며 "특정 유전자는 코로나19에 확실히 내성을 갖고 있으며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 연구진들이 주목한 핵심 유전인자는 백혈구 항원(HLA)이다. 이는 조직적합성항원 중 하나로 유전자에 의해 형태가 결정된다. 특정 유형의 HLA를 가진 사람이 과거 감기를 앓았을 경우 코로나19 면역 반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 과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코로나19는 감기와 같은 'SARS-CoV' 계열의 바이러스다. 많은 과학자들이 코로나19와 감기 코로나의 '교차 면역' 가능성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19에 강한 유전자는 'A24형' 백혈구 항원이다. 이 항원을 보유한 사람이 코로나19에 노출될 경우 감염 세포를 파괴하는 '킬러 T세포'가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T세포가 감기 코로나의 특정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 반응하는 면역 기억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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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원은 아시아인들에게 더 흔한 유전인자여서 미국·유럽 등에 비해 아시아 국가의 확진 사례가 적은 이유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반면 백혈구 항원 'DRB1*1302' 보유자는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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