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람 눈엔 귀엽기만 한 고양이, 생태계 망치는 주범이라면? [안녕? 애니멀]

시계아이콘02분 3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국내 반려묘·길고양이 개체 수, 300만마리 육박
인간 사랑 독차지하지만…생태계 위협 '침입종' 지정
美서만 길고양이가 조류 200억마리 이상 죽여
마라도선 멸종위기종 보호 위해 길고양이 중성화
전문가 "TNR로 개체 수 조절…정부, 지자체 역할 필요"

사람 눈엔 귀엽기만 한 고양이, 생태계 망치는 주범이라면? [안녕? 애니멀] 지난해 서울 북한산 한 바위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 / 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국내에 퍼지면서 동물권에 대한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개, 고양이를 기르는 가계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주인 없는 길고양이들을 위해 쉼터를 두거나 먹이통을 마련하는 등, 특정 동물을 위한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고양이들이 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국제 학계·환경단체 등은 도시 내에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한 고양이가 자신의 먹잇감인 조류를 무분별하게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람 관심 독차지한 고양이…반려묘·길고양이 합쳐 수백만마리


반려동물 숫자는 최근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20년 발표한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이 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국에서 638만가구로 추정돼 전년(591만가구) 대비 47만가구나 증가했다.


국내에서 주로 키우는 반려동물은 개와 고양이었다. 특히 반려견은 521만가구에서 602만마리를 키워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반려동물로 꼽혔다. 하지만 반려묘의 숫자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같은 해 기준 182만가구에서 258만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것은 반려동물뿐만이 아니다. 도심에 서식하는 '길고양이' 숫자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집계한 도내 길고양이 개체수는 32만마리에서 최대 35만마리까지 추정됐다. 도내에서 가장 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1㎢당 평균 320.2마리의 길고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 눈엔 귀엽기만 한 고양이, 생태계 망치는 주범이라면? [안녕? 애니멀] 고양이는 특유의 귀여운 외양으로 동물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귀여운 외양을 갖춘 고양이는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매일 고양이 사진·영상 등이 쏟아진다.


주인 없는 길고양이들을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고양이들이 자주 모이는 주차장, 골목길, 야산 등 특정 장소에 쉼터나 먹이통 등을 두고 관리하는 이른바 캣맘·캣대디가 대표적이다.


美에서만 조류 200억마리 잡았다…생태계 위협하는 '침입 외래종'


그러나 최근 '고양이 선호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심을 제 집처럼 돌아다니는 고양이들 때문에 조류가 위협받는다는 지적이다.


사실 고양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생태계를 파괴할 위험이 있는 생물로 지정돼 관리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국제 환경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 100대 침입외래종' 중 34위로 고양이를 꼽았다. 이 단체에 따르면, 고양이는 베스(54위), 뉴트리아(60위), 황소개구리(79위) 등보다 생태계 파괴 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가 하면 국립생태원의 '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은 고양이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형포유류의 개체 수를 급격히 감소시키고, 새를 잡아먹기도 하면서 생태계 교란을 발생시킨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 눈엔 귀엽기만 한 고양이, 생태계 망치는 주범이라면? [안녕? 애니멀] 고양이는 항상 '사냥 연습'을 통해 생존 기술을 연마하는 사냥꾼 본능을 가진 동물이다. 사진은 해외 한 가정집 마당에서 새를 사냥한 고양이 모습 /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고양이가 생태계 파괴종으로 지목된 이유는 특유의 사냥꾼 본능 때문이다. 고양이는 새끼 시절부터 어미에게 사냥 기술을 전수 받으며 생존법을 터득하고, 완전히 자란 뒤로도 상대를 공격하는 '놀이'를 즐기면서 사냥 감각을 유지하는 본능을 지녔다. 집 안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느닷없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거나, 갑자기 덮쳐오는 것 또한 사냥감과 자신의 거리를 측정하는 연습이다.


이 때문에 여러 육식 동물과 달리, 고양이는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먹잇감을 보면 일단 공격하고 보는 습성을 가졌다. 이렇다 보니 고양이 개체 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주변의 설치류나 작은 조류 등은 씨가 마르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 명성을 갖춘 학술지인 '네이처'지에도 고양이가 야생 조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다수 출간됐다. 미국 스미소니언 생물 보존 재단 소속 스코트 로스 등이 관련 논문 171편을 분석한 결과, 미국 내에서만 약 13~40억마리의 조류와 63~223억마리의 포유류가 고양이에 사냥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고양이는 멸종위기 생물에게 위협이 된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섬사랑 수의사회', '제주동물권행동 NOW' 등 단체들은 마라도에 서식하는 길고양이들을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시행했다.


마라도에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조류인 뿔쇠오리 등 여러 철새들이 서식한다. 특히 뿔쇠오리는 국내 멸종위기 야생동물 II 급 천연기념물 제 450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데, 개체 수는 지난 2017년 기준 2800~4100쌍에 불과했다. 만일 마라도의 고양이 개체가 불어나기 시작하면 뿔쇠오리를 멸종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전문가 "공존하려면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 필요…지자체 역할 중요해"


시민들 또한 고양이가 도심 생태계를 해칠 수 없도록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람 눈엔 귀엽기만 한 고양이, 생태계 망치는 주범이라면? [안녕? 애니멀] 중성화 수술을 하는 길고양이 모습 / 사진=연합뉴스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는 직장인 A씨(29)는 "고양이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애묘인으로서 고양이가 야생 생태계의 포식종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고양이는 번식 속도도 빠르고 자기 영역을 매우 민감하게 여기는 동물이다. 개체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 인간이나 자연은 물론 고양이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B씨(30)는 "새를 기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고양이는 공포의 대상일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처럼 길고양이를 포획해서 중성화 수슬을 하는 등, 숫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는 고양이 개체 조절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고양이에게는 사냥꾼 본능이 있고, 이로 인해 작은 새나 설치류 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에 공감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TNR'이라고 불리는 개체 수 조절 사업을 벌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TNR은 포획(Trap)-중성화(Neuter)-방생(Return)의 약자로, 주인 없는 고양이들을 정기적으로 잡아 중성화 수술을 한 뒤 도심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작업을 뜻한다.


AD

이 대표는 "길고양이 수를 정기적으로 집계하고 TNR 사업을 하려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촉구하며 "또 고양이에게 사냥꾼 본능이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동물은 배가 고플 때 적극적으로 사냥을 하기 때문에 고양이 쉼터, 먹이통 등을 두는 시민들의 활동은 생태계를 보존하는 데 긍정적인 기능을 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