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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절체절명…정몽규 '모빌리티 그룹' 꿈도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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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23년 경영내내 드러낸 '모빌리티 DNA'
사업 다각화 등 노력…주택부문은 경쟁력 약화
잇따른 사고에 그룹 핵심사업이 시장퇴출 위기

주택사업 절체절명…정몽규 '모빌리티 그룹' 꿈도 꺾였다 광주에서 잇단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정몽규(가운데) HDC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거취와 관련한 입장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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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그룹을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시키려던 정 회장의 구상도 타격을 입게 됐다. 정 회장은 그간 건설업 중심의 그룹을 다각화하고자 했으나, 정작 ‘주택부문’이 잇따른 사고로 무너지면서 모든 계획이 무산되고 말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지주사인 HDC 등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주요 계열사가 아닌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만 내려놓은 것에 대해서는 형식상의 퇴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23년간 숨기지 못한 ‘모빌리티 DNA’= 정 회장은 ‘포니정’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이 닦아 놓은 현대차에서 경영수업을 받다가, 1999년 ‘왕회장’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정몽구 회장에게 자동차 경영권을 승계하자 선친과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의 23년 경영사를 이해하려면 ‘포니정’을 떼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 회장은 과거 선친과 함께 현대차를 키웠던 역사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당시 새겨진 ‘모빌리티 DNA’는 현대산업개발에서도 이어졌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정 회장은 ‘통 큰 베팅’을 했다. 본입찰에서 경쟁사보다 1조원가량 많은 액수를 써내며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정 회장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갑작스럽게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모빌리티’라는 단어를 처음 언급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이 그렇게 큰 액수를 써낼 줄 몰랐는 데다, 기자간담회가 갑작스럽게 잡히고 정 회장까지 직접 모습을 드러내 ‘모빌리티’를 외치는 광경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열망은 실현되지 못했다. 본계약 체결 후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코로나19가 터지고 끝모를 업황 부진이 예고되면서 인수가 무산된 것이다.


◇신사업 진출 잇따랐지만 정작 주력사업은 약화= 정 회장의 ‘모빌리티 DNA’는 정작 그룹의 중추인 현대산업개발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이 나온다. 건설업을 더 키우기보다는 2006년 영창악기 인수 등 다른 분야에 줄곧 발을 들여왔다. 서울 용산 민자역사 개발 사업 추진으로 떠안게 된 용산 아이파크몰을 직접 운영하면서 유통업에 진출했고, 2015년에는 호텔신라와 함께 면세점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정 회장의 관심이 주로 다른 곳에 쏠린 사이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력은 퇴보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 소극적이었다. ‘텃밭’이나 다름없던 강남을 경쟁사들에 내줬고, 아이파크의 브랜드 가치도 떨어졌다. 도급 순위 등도 추락을 면치 못했다. 한때 ‘톱5’ 대열에 들어섰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2014년에는 도급순위가 13위까지 떨어지며 10대 건설사에서 밀려났고, 현재는 9위로 ‘톱10’에 턱걸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건설사 대표라는 걸 아는 사람보다는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2013년 제52대 축구협회장으로 취임했고 내리 3선에 성공하며 9년째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다.


주택사업 절체절명…정몽규 '모빌리티 그룹' 꿈도 꺾였다 광주에서 잇단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거취와 관련한 입장발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현산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가능성…험난한 앞길= 정 회장은 최근 들어 HDC현대산업개발을 국내 최고 ‘디벨로퍼(종합부동산개발자)’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단순 시공의 성장성과 수익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벨로퍼 역량 강화를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광주 철거 사고와 지난달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는 ‘디벨로퍼’ 구상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광주 사고의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이하 건산법) 등에 의해 최장 1년간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다. 영업정지 시 공공사업 수주는 물론 민간 공사의 신규 수주 활동도 전면 금지된다.


만약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5명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서 ‘부실공사로 인해 주요 부분에 대한 중대한 손괴가 있었음’이 드러난다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최장 1년까지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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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지난해 HDC랩스를 출범시키며 승계 작업의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도 나왔으나,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정 회장의 세 아들은 2년 전부터 HDC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HDC랩스를 중심으로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현 단계에서 승계 작업은 물밑에서 진행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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