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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시장, 비공채 성우에게도 기회... 사명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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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시장, 비공채 성우에게도 기회... 사명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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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聲優). ‘목소리가 뛰어나다’라는 뜻으로 ‘목소리로 연기하는 배우’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공중파 방송에서 외화를 우리말로 더빙해서 방송하던 시절 성우는 친근한 안방손님이었다. ‘토요명화’ 시간이면 더빙 우리말을 구사하는 외국 배우들이 브라운관을 점령했다. 하지만 공중파 더빙외화가 드물어지면서 성우와 대중 사이에 거리가 벌어졌는데, 최근 그 간극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 오디오북이 주목받으면서다.


국내 최초로 전문 성우의 100% 완독 오디오북을 선보인 ‘윌라’에 따르면 해당 앱 다운로드 누적 수는 270만건에 달한다. 최소 270만명 이상이 오디오북을 이용했다는 뜻이다. 단순히 활자를 읽어주는 TTS(Text to Speech·음성합성시스템) 차원을 넘어서 호소력 짙은 ‘연기’가 가미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덩달아 성우들도 주목받고 있는데, 스튜디오 ‘보이스119’를 운영하는 이경준 성우도 그중 하나다.


성우는 크게 둘로 나뉜다. 방송국 공채와 비공채. 과거에는 방송국 공채 시험에 합격해 2년 전속기한을 채워야 비로소 성우 협회에 가입이 되고, 그래야만 프리랜서 활동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방송국을 통하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길이 넓고 다양해 졌다. 이 성우 역시 비공채 출신이지만, 그렇다고 실력이 달리지 않는다. 지금껏 25편 이상의 윌라 오디오북 작업에 참여했고, 정혜원 작가의 ‘유괴의 날’. 최혁곤 작가의 ‘은퇴형사 동철수의 영광’ 등은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럼에도 제약이 없지 않다. 성우협회 내부규정에 따르면 협회소속 성우와 비협회 성우 간 현장 협업이 불가하다. 이 성우에 따르면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그런 카르텔이 존재"하고 있다. 연로한 성우의 경우 비협회 성우의 협업 시도에 "어딜 감히"라고 기함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오디오북이 각광받으면서 시장 규모가 커져 비협회 성우의 설 자리가 넓어진 것은 분명하다.


사실 성우의 직업 안정성은 높은 편이 아니다. 한때 ‘평생 직업’으로 간주돼 직업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수명이 길지 않다. 이제는 공채를 진행하는 방송국이 KBS, EBS, 투니버스, 대원방송, 대교 정도지만, 한해 12명가량을 배출하고, 거기에 비공채 성우까지 포함되면서 공급이 크게 늘었다. 이런 공급 과잉 상황에 이 성우는 "일을 만들어내지 않고서는 어려운 시장"이라며 "새로운 목소리에 관한 수요로 인해 성우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 사명감 없이는 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특히 오디오북 제작은 아직까지 "제작자와 성우가 함께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인지라, 성우의 업계 대우가 아주 좋지만은 않다는 게 이 성우의 설명. 영화 더빙이 시간당 최대 150만원 수준이고, 광고는 5분 녹음하고 50만원을 받기도 하지만 오디오북은 그 밑을 크게 선회한다.


오디오북은 녹음 시간도 긴 편이다. 전문 성우의 경우 "보통 1시간에 3만자를 녹음"한다. 일반책 분량을 15만자로 치면 최소 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여기에 쉬는 시간과 별도 작업 시간을 더하면 보통 책 한권 녹음에 12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이 성우가 오디오북 녹음을 선호하는 건 그만큼 보람이 크기 때문이다. 이 성우는 "영상 콘텐츠의 경우 기존 틀에 맞출 수밖에 없는 사안이 많지만, 오디오북은 창작의 여지가 굉장히 크다"며 "녹음하다보면 자신만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형성할 때가 많아 보람이 크다"고 말한다.


AI성우의 등장이 아직까지 위협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세세한 연기가 곁들여져야하는 오디오북 녹음에서 전문 성우의 직접 녹음을 앞서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콘텐츠의 경우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파"가 있는데, "AI성우는 이를 구현해 내기 어렵다." 비용차이도 크지 않다. 이 성우는 "아직까지 AI성우 녹음이 전문 성우 녹음과 제작비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다. 또한 쉼표 등의 부호까지 읽어버리기 때문에 이를 일일이 걷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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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윌라 오디오북 작업을 할 때면 TTS와 구별되기 위한, 인간의 감성이 묻어나는 낭독을 하려고 애쓴다"고 강조했다. 윌라에 따르면 그렇게 함께 작업 중인 성우는 600여명이다. 마지막으로 이 성우는 독자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는데, "정치적 성향의 책들, 한쪽으로 편향된 책들로 만든 콘텐츠가 제작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낭독자와는 별개다. 얼마 전에 어느 대선 후보의 책을 녹음했는데, 반응이..."라며 말을 아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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