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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공화국]박주봉 옴부즈만 "적극행정으로 규제 개선…기업 신나게 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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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인터뷰
지난해 제도개선 2500여건 달성
"공직사회 무사안일주의 타파해야"
中企 상생 위한 정부 솔선수범 강조
장관들과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

[규제공화국]박주봉 옴부즈만 "적극행정으로 규제 개선…기업 신나게 일해야"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 그는 2018년 2월부터 제 4, 5대 옴부즈만을 역임하며 전국의 산업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의 경영상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는 활동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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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입니다. 각종 제도와 규제는 '적극 행정'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사진)은 2018년 부임 이후 지난해까지 총 1만4000여건의 크고 작은 규제를 처리했다. 작년에만 제도 개선을 이뤄낸 사례가 2500여건에 달한다. 그는 "규제 개선 업무는 끝이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현장 방문 횟수는 139회에 달하는데, 거리로 따져보니 2만㎞가 넘었다. 서울과 부산을 26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1년 동안 현장에서 만난 사람은 1225명에 이른다. 그는 지난해 2월 제5대 옴부즈만에 연임되면서 2024년까지 3년간 규제 개선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박 옴부즈만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기업이 신나게 일할 수 있게 만들자'는 기조로 지원하는 병참부대가 돼야 한다"며 "지원을 해야 할 병참부대가 군인(기업)을 붙잡고 있으면 되겠나"고 반문했다.

"법 때문에 안된다? 적극행정으로 가능"

수년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박 옴부즈만은 규제 개선을 위해선 무엇보다 공직 사회의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극적인 태도로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옴부즈만은 "법이나 시행령 때문에 규제를 풀기 어렵다곤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적극 행정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도로공사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 기업의 채권양도를 금지하는 규제를 개선하기로 결정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간 도로공사는 가로등·터널의 조명을 설치할 때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의 자금을 조달해 시설 설치와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증하고 추후에 발생하는 절감액으로 투자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도로공사는 투자자금에 대한 상환금인 매출채권에 대한 양도를 금지했고, 당장 자금 여력이 없는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일이 잦았다.


옴부즈만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도로공사에 전달한 후 관련 규제 개선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다. 도로공사 역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규제 개선에 협조해 약 한 달만에 규제를 해결했다. 35개 중소기업이 약 1000억원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기업은 코로나19로 기업경영이 어려워져 인건비를 제때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가 공사의 30억에 달하는 매출채권을 양도할 수 있게 돼 숨통이 트였다.


박 옴부즈만은 "매출채권 양도 금지는 공공기관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 때문에 지금까지 이어져 온 규제"라며 "법·시행령 개정이 아닌 유권해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사회에는 규제를 풀었다가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만연해있다"며 "적극적으로 일을 하다가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는 건 과감하게 면책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공화국]박주봉 옴부즈만 "적극행정으로 규제 개선…기업 신나게 일해야"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윤동주 기자 doso7@

아울러 박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공정 거래를 위해 정부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공공기관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납품 단가를 올려줘야 하지만 법 규정이 없고 특혜 시비에 휩싸일 수 있다는 이유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공공기관도 시행하지 않고 있는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대기업이 지키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나 싶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디지털 시대에 진입하고 있지만 규제 체계, 공무원들이 일하는 속도나 방식 등은 여전히 아날로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면서 "기업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코로나로 어려움 가중…옴부즈만 위상 높여야

박 옴부즈만의 활동은 코로나19 사태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장의 분위기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고, 영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 52시간제나 중대재해처벌법 등 굵직한 정책들에 대해서도 속도 조절이나 준비할 시간을 달라는 업계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박 옴부즈만은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반기업 정서 탈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인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반면 상대적으로 노조 활동에 대해선 관대할 뿐더러 친노동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옴부즈만 자리는 차관급이지만 초반엔 국가현안조정회의 등 굵직한 회의의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박 옴부즈만은 "실무자끼리 규제개선 협의를 하다보니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일이 너무 많았다"며 "국정현안조정회의 등에 참석해 '톱-다운 방식'의 규제 개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임기 초 참석하겠다고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 부분의 규제를 부총리와 장관들이 모인 회의체나 간담회에서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핵심 규제나 덩어리 규제는 부처 칸막이를 넘기 어렵고 담당 공무원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 옴부즈만은 "규제를 관장하는 관계부처들 간 입장차가 있는 경우에도 가감 없이 의견을 전달하는 등 규제 개선에 협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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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는 차기 옴부즈만은 지금보다 위상이 높아지고 활동 범위도 확대되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옴부즈만은 "미국, 유럽국가들은 옴부즈만이 대통령 직속으로 위치하고 있어 파괴력 있는 업무를 하고 있다"며 "현행 옴부즈만 제도가 보완돼야 중소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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