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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기름 치지 않고도 계란프라이 '척척'…39단계 거친 팬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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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팬 만든 프라이팬 명가 해피콜 김해공장 가보니
5번 굽고 6번 코팅, 8번 초순수 증류수 세척 과정 거쳐
사포로 1만번 긁는 극한 테스트, 10년 전 제품 AS까지

[르포] 기름 치지 않고도 계란프라이 '척척'…39단계 거친 팬의 비결 경남 김해 해피콜 공장에서 코팅 후 소성을 마친 프라이팬들이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 사진 = 김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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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5번 굽고 6번 코팅을 거쳐 총 39단계의 공정을 지나야 프라이팬이 완성됩니다.”


뜨거운 열기 속 가마에서 구워져 나온 프라이팬들이 줄지어 코팅라인으로 이동한다. 전통 도자기 제작도 3차례 소성(가마에 넣어 굽기)에 그치지만 해피콜 프라이팬은 5회 소성, 6회 내외장 코팅을 거쳐야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 7일 경남 김해 해피콜 공장 생산라인에서 만난 유재선 품질관리 이사는 “단단한 외형을 만드는 단조공정과 세심한 코팅 처리가 우리 프라이팬 제조 공정의 핵심”이라며 “매끄러운 표면과 코팅을 오래 유지해야 가장 좋은 프라이팬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르포] 기름 치지 않고도 계란프라이 '척척'…39단계 거친 팬의 비결


단조·세척·코팅 기술력이 프라이팬 품질 핵심

제조 공정은 먼저 협력사에서 온 알루미늄 금형 원판에 1000~5000t 프레스로 압력을 가해 프라이팬 형태로 성형한다. 이어 샌딩과 세척을 거쳐 반복된 코팅과 소성을 마치면 하나의 프라이팬이 완성되는 시스템이다. 주요 공정마다 세척과 건조를 반복해 코팅을 준비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는데 유 이사는 “각 공정에서 프라이팬에 묻는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해야 코팅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8회에 걸쳐 초순수 증류수로 세척하고, 고급 코팅제를 사용하는 것이 품질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코팅 공정은 스마트 팩토리 1단계가 적용돼 속도를 높였지만 여전히 많은 공정이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특히 프라이팬 제조공정 중 날카로운 모서리를 기계로 돌려 깎는 면취(面取) 공정은 장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베테랑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바로 옆 가전동에서 조립되는 해피콜의 주력제품 초고속블렌더 역시 한 제품 전체를 한 사람이 조립하는 셀 라인으로 운영돼 작업 전문성을 높였다.


“치이이이익”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기는 곳을 따라가자 품질관리팀에서 운영하는 조리실이 나온다. 매끄러운 프라이팬 표면에 대한 테스트를 위해 담당 직원이 연신 계란 프라이를 굽고 있다. 기름 없이도 계란이 프라이팬에 눌어붙지 않는지 체크하며 조리를 반복하는 것으로 통상 한 제품당 200개의 계란이 쓰인다. 맞은편 실험실에서는 사포로 후라이팬 표면을 긁는 작업이 한창이다. 6kg의 하중을 실은 사포로 1만 번 표면을 긁어 코팅 지속력을 확인하는데, 이날 7000회 가까이 기계가 돌았음에도 표면의 별 문양이 선명했다. 김성훈 품질관리팀 과장은 “별 프린트는 다섯 번째, 그 위 표면에 여섯 번째 코팅을 하는데 문양이 선명하다는 건 마지막 코팅이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르포] 기름 치지 않고도 계란프라이 '척척'…39단계 거친 팬의 비결 품질관리를 총괄하는 유재선 해피콜 이사는 “10년 전 모델 코팅이 벗겨졌다며 유상 AS를 의뢰하는 고객도 종종 계신데, 그만큼 우리 브랜드를 신뢰하는 사례로 생각하고 기존 코팅을 다 벗겨낸 뒤 다시 코팅을 입혀 새제품으로 만들어 보낸 적도 있다”며 “AS비용이 하나 사는 가격과 비슷했을 텐데도 수리를 고집하시더라”며 웃어 보였다. 사진제공 = 해피콜

10년 전 모델도 AS…1만번 극한 실험으로 다양한 변수 잡는다

까다로운 품질관리는 프라이팬의 내구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실제 고객 AS로 코팅이 벗겨진 제품이 들어올 경우 주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량 유발 요소의 모든 조건을 연구하고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김 과장은 “식기세척기에 세제를 강한 산성 또는 알칼리 제품을 쓰거나 철 수세미로 강하게 세척해 벗겨지는 사례 등 조건별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인을 찾아낸 뒤 제품 개발에 참고하고 있다”고 했다. 코팅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작업도 병행된다. 유 이사는 “10년 전 모델 코팅이 벗겨졌다며 유상 AS를 의뢰하는 고객도 종종 계신데, 그만큼 우리 브랜드를 신뢰하는 사례로 생각하고 기존 코팅을 다 벗겨낸 뒤 다시 코팅을 입혀 새제품으로 만들어 보낸 적도 있다”며 “AS비용이 하나 사는 가격과 비슷했을 텐데도 수리를 고집하시더라”며 웃어 보였다.


1999년 창업한 해피콜은 세계 최초로 양면 프라이팬을 선보이며 주방용품업계의 강자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눌어붙지 않는 다이아몬드 프라이팬, 초고속 블렌더 등 제품군 확장을 통해 2016년 20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대표 주방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곧 시장 포화와 해외 주방기업의 진출로 위기를 맞아 2019년엔 매출이 1091억원까지 급감했다. 해피콜은 2019년 박소연 대표 취임 후 홈쇼핑에 치우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여 체질개선에 나서 지난해 매출을 다시 12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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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확산된 집콕문화, 1인 가구 증가로 급성장한 소형 가전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해피콜은 올 한해 품질 향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유 이사는 “지난해 MZ세대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끈 플렉스팬과 소형 인덕션, 전기주전자 등을 포함한 오드 시리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면밀히 분석해서 종합한 의견을 다시 제품에 반영하는 선순환 프로세스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생산 효율은 높이고 원가는 절감해 이를 고객께 돌리는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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