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중국발 스모그 영향이 이어지면서 국내 하늘이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이 가운데 중국이 다시 석탄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올겨울 미세먼지 대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미세먼지가 수도권·강원권·충청권·광주·전북·대구·울산·경북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일 것으로 예보했다. 수도권·충청권은 오전과 밤에 '매우 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미세먼지는 18일 오후부터 중국에서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기 시작해 중서부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대기 정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더해져 농도가 높아졌다.
최근 중국 정부는 국가적인 전력난 해소를 위해 발전용 석탄 생산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석탄 생산량은 3억5709만t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억3410만t)보다 6.88% 증가한 수치로, 2015년 3월 이래 최대치다.
앞서 중국 정부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에 제한을 가해왔다. 하지만 석탄 가격 급등으로 전력부족이 확산하면서 가격 억제와 공급 확충을 위해 탄광 증산 계획을 독려하고 승인했다. 이에 따라 석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7월 이래 154곳 넘는 대형 탄광의 생산 확충을 허용하면서 10~12월 4분기 석탄 생산량이 5500만t 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 11월10일 중국의 하루 석탄 생산량이 1205만t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지난 7~9일 일일 평균 석탄 생산량도 1175만t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전력 생산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중국 전체 전력 생산의 약 70%를 화력발전소가 담당하는데 화력발전은 절대적으로 석탄에 의존한다.
이처럼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이자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흐름 속에서도 쉽사리 석탄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의 석탄 포기가 어려운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 경제는 중공업을 중심에 놓고 있어서 출발점부터 서구권보다 탄소 집약적 성향이 강하다는 것, 다른 하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석탄에서의 신속한 전환을 가능케 하는 견고한 천연가스 산업을 국내에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중국이 석탄을 끊기 어려운 이유로는 탄광업계가 주요한 고용주로 있다는 점, 석탄 화력 발전소가 많은 부채를 안고 있어 채무 감축이 필요하다는 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송전망 대응이 오랫동안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석탄 사용을 조기에 단계적 폐지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의 대폭적인 수입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향후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에 계속해서 거액의 자금을 투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간헐적인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특성상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원이 천연가스이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이 전력난으로 석탄 발전을 늘리고, 겨울철을 맞아 본격 난방이 시작되면서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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