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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에 총량규제 이중고…저신용자 줄줄이 불법사금융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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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기준 탓 대부업 대출도 어려워
대출 승인, 10명 가운데 1명 꼴
당국 옥죄기에 서민들 '사각지대'로
"취약계층 위한 포용적 대안 시급"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진호 기자] 경남 창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지영(48ㆍ가명)씨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몰아닥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ㆍ2금융권을 가리지 않고 최대치로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었다. 박씨는 끌어모은 대출로도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보증금까지 날아가자 추가 대출을 계획했다.


하지만 낮아질대로 낮아진 신용등급 탓에 대부업체를 포함한 제도권 대출은 꿈도 꿀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돌파구를 찾지 못해 지인의 소개로 최근 다수의 불법 사채업자에게서 3000만원 가량의 급전을 조달한 박 씨는 조금씩 강도가 높아지는 사채업자의 추심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 영업 사정, 쌓여있는 대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의 압박을 감당하지 못하고 금융당국의 프로그램을 통해 채무조정을 받는 처지가 됐다.


지난 7월7일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된 뒤 100일(15일)이 된 가운데 제도권에서 대출길을 못 찾은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가계대출 관리를 명분으로 한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가 거세지고 서민 자금조달의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대부업체들마저 인하된 금리 기준을 맞추려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불법 사금융의 마수에 걸려드는 이들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단행된 최고금리 인하가 도리어 다수의 서민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고금리 인하에 총량규제 이중고…저신용자 줄줄이 불법사금융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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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대출승인 10명 중 1명 =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 7월 최고금리 인하 이후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7월 중 접수된 불법 사금융 신고 및 상담만 919건으로 1~6월 월 평균에 대비해 22% 가량 늘었다는 금융감독원의 집계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등 금융취약계층이 사태 초기 시중은행 대출과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에 의지해 ‘연명’하다가 2금융으로 넘어가고, 2금융에서도 더는 융통이 안 돼 대부업체에 손을 내밀었다가 사채시장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서민들이 너무 가혹한 이자 부담에 시달리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로 24%이던 최고금리를 20%로 낮췄다. 대부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고금리 규제의 영향은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부업체가 특히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 제도의 취지에 맞게 전반적으로 이자를 낮추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신용도가 높은 이들에 한해 소극적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스신용정보에 회원으로 가입된 대부업체들의 대출 승인율은 11~12% 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대출 받으려는 사람 10명 중 1명에게만 실행이 되는 셈이다. 불법 사금융에 손을 댄 이들 다수는 가혹한 이자 부담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등록 불법 사금융 업체의 평균 이자율은 연 46.4%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만 20세 이상 성인 1만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다. 연 3300%의 ‘살인적’ 이자가 따라붙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약계층 포용 위한 적극적 대안모색 시급” =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정부가 밀어붙이는 대출 총량규제까지 보태져 취약계층의 금융 애로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총량규제가 지속되는 한 취약계층은 앞으로도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제도권 금융을 강압적으로 누르다 보니 2금융권을 넘어 불법사금융 시장이 팽창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총량규제의 여파가 불법사금융을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됐다"면서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도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총량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라고 분석했다.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걸 막으려면 일방적인 총량규제의 개선과 함께 정책금융 활성화와 같은 시장친화적ㆍ포용적 대안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월 최고금리 인하로 어려움에 빠진 대부업권을 돕기 위해 마련된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수 대부업자를 선별해 은행으로부터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인데, 제도 시행 3개월여 간 21개 해당 업체 중 단 1곳만이 이를 이용 중이다. 대부업에 은행이 돈을 빌려준다는 평판 리스크가 해당 제도 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권 자체가 쪼그라든 상황을 감안할 때 조달금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활성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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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의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최고금리 소급적용에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대부업 상위 20곳의 최고금리 초과 신용대출 잔액은 4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서민들이 최고금리 이상의 이자 부담을 지는 일이 없도록 대부업체의 자정 노력과 금융당국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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