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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무연고사 리포트]전국 지자체 담당 부서도 제각각

수정 2021.09.30 15:04입력 2021.09.30 13:00

<7>무연고 정책의 명과 암

에필로그-취재수첩

망자 성별·나이 등 관련 자료도 부실
시신처리 대장조차 없는 지자체도
고령층만의 문제라는 인식도 여전

본지 이정윤 기자가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 장례식에서 망자의 명복을 빌며 향에 불을 붙이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의 빈소에는 위패조차 놓이지 않아 고독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고형광 팀장,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 “누군지는 모르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데…”


전국 각지를 떠돌며 경기도의 한 허름한 숙박업소에서 생을 마감한 50대 무연고자의 행적을 들춰보다 만난 옆 방 투숙객의 한 마디는 무척이나 공허했다. 단지 벽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었고, 오가는 길에 한 번쯤은 마주쳤을 법도 한데 일주일 전 세상을 떠난 이가 누구였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웃에 대한 개인의 무관심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었다. 우리 사회가 무연고자들을 대하는 현실이 그대로 투영된 듯한 기분이 들어서였다.

아직 우리나라의 무연고사 대책은 미비한 수준이다. 일부 지자체가 무연고 사망자들에 대한 공영 장례를 시행하고 있지만, 각각의 재량에 맞겨져 있을 뿐이다. 무연고 사망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빈소도, 조문객도 없는 형식적인 장례식만 치러진다. 상당수 무연고 사망자들이 이마저도 없이 영안실에서 화장장으로 향하는 것이 현실이다.


명확한 통계도, 기준도 없다.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에 최근 5년간 무연고 사망자 관련 자료 공개를 청구했는데 담당 부서가 모두 달랐다. 어떤 곳은 사회복지과에서, 다른 곳은 위생정책과에서, 또 다른 곳은 생활보장과에서 무연고 사망자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지자체들의 무연고 사망자 관련 자료들도 부실하다. 망자의 성별이나 나이, 사망장소(혹은 발견장소) 등이 기재돼야 할 시신 처리 대장조차 없는 지자체도 있다.

본지 유병돈 기자가 무연고 사망자의 주택을 찾아 유품정리를 돕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hoon2@

문제가 파악이 안 되니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만들 수도 없다. 무연고사는 고령층 만의 문제라는 인식도 여전하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40대와 50대까지 무연고 사망자가 늘고 있고, 30대 이하 청년층도 더 이상 예외는 아니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여겨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무연고사 문제가 대두됐던 일본은 여러 대책을 내놓고 실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연고 사망자 안내 시스템이다. 일본 경찰청은 각 경찰서와 파출소마다 ‘신원 불명 상담실’을 설치하고, 신원 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초상화를 그려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고한다. 유족이 직접 찾아와 시신을 인수하도록 유도해 무연고 사망자의 수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것. 자칫 무연고자로 처리될 수도 있었던 이들 가운데 가족 품으로 돌아간 망자는 전체의 1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도쿄에서는 2018년 170명의 신원 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 시스템을 통해 20명이 유족을 찾을 수 있었다.


무연고사의 발생 이유는 다양하다. 인구 고령화와 공동체 의식의 결여, 가족 구조의 해체 등 복합적이다. 지자체 재량에 맡겨서는 해결이 어려운 수준까지 와버렸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무연고사에 대한 정확한 현실 파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고형광 팀장 kohk0101@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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