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방지조항 두고서 대선주자간 갈등 심화
"여론 조작 막을 수 있어" vs "유령과 싸우는 것"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두고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경선 선거관리위원회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관위 권한을 원안에 대한 ‘수정 권한’으로 언급해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그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2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경선준비위원회가 이미 결정한 사안이 있는데 여기에 변경을 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논란이 가중된 것 같다"면서 "선관위가 이를 수정할 권한도 (가진 것이) 맞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말한 것은 '수정의 권한이 본인에게 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이걸 다 들어 엎겠다, 이런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준위가 준비한 것은 하나의 안에 불과하다"며 "선관위는 경준위 안을 전부 다시 검토해 가감하기도 하고, 다른 걸로 대체하기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선관위가 기존 경선룰, 즉 역선택 방지 조항을 배제한 것을 다시 바꿀 권한이 있느냐라는 논란으로 비화됐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다시 넣는 데 찬성하며,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8명의 대선주자가 반대한다. 이와 관련해 김병민 윤석열 캠프 대변인은 "역선택 방지에 관한 기본적인 룰을 도입하면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에 표심을 몰아줄 수 있다는) 우려를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신환 유승민 캠프 상황실장은 "의도를 갖고 할 것이면 처음부터 국민의힘 지자자라고 밝힐 것"이라며 "유령과 싸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여부를 두고서 선관위원장 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갈등이 심화되자 정 위원장은 이날 호소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을 시도했다. 정 위원장은 대선 후보들을 향해 "처음도 나중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다"며 "국민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개인의 영달보다 역사에 칭송받는 사람으로 기록되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거듭 호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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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이날 오후 여론조사 전문가들로부터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등에 대한 의견도 청취할 계획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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