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세 둔화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 고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항서제약이 중국 정부의 의약품 대량 구매(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한 성장세 둔화로 당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항서제약의 주가 추이를 보면 최근 한달동안 62.98위안에서 48.46위안으로 약 23%가량 급락했다. 약가인하 정책 강화로 마진 하락과 신약 개발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항서제약의 2분기 매출액은 63억7000만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0.1% 늘었다. 영업이익은 14억3000만위안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지배지분 순이익은 13% 감소한 11억7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신약 매출액은 52억1000만위안으로 44% 증가했지만 총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장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이과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신약과 제너릭 약가 인하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말했다. 분기별 매출 증가율을 보면 1분기엔 1년 전 대비 25.4%, 2분기엔 10%로 둔화됐다.
총매출액 부진 이유는 약가인하 정책과 캄렐리주맙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중국 국가 의약품 공동구매 리스트에 등재된 회사의 6가지 의약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57% 감소했는데 판매 비용과 연구개발비용, 재무비용도 전년 대비 각각 11%, 20%, 71% 증가하며 영업이익률도 22.4%로 지난해 대비 6.8%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 의료보험 리스트에 편입된 블록버스터 신약 캄렐리주맙은 지난 3월 1일 의료보험 등재 의약품의 약가 협상으로 약가가 200mg 1병당 1만9800위안에서 2828위안으로 85% 줄었다. 중국 지역별 의료보험 약가 적용 시기가 달라 판매량까지 영향을 받으며 캄랠리주맙 매출액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하반기부터는 중국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2018년 말부터 약가인하 정책을 시행했는데 올해 6월까지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다. 항서제약의 제네릭 의약품 중 28개 품목이 입찰을 진행했는데 18개가 낙찰돼 평균 약가 인하 폭은 72.6%에 달한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에 진행된 제5차 국가 의약품 대량구매에서 8개 품종 입찰, 항암제 옥살리프라틴 등 낙찰된 6개 의약품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기준 9.2%, 7.1% 수준”이라며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약 개발 역량이 강화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25억8000만위안으로 1년전 대비 38.5% 늘었는데 이는 매출액의 19.4%에 달한다. 국내외에서 240여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황 연구원은 “캄켈리주맙 등 이미 시판한 8개의 창신약 외에 항암제 CDK4/6, 당뇨병 치료제 SGLT-2/DPP-4 등의 NDA(신약 허가신청) 제출을 완료했는데 향후 1년 내 승인을 기대 중이다”며 “PD-L1, AR억제제, IL17등 다수 신약 물질의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 포트폴리오는 잘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주가는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해 이익률 하락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 산업의 실적 성장 둔화 흐름으로 헬스케어 섹터 내 선호도도 하락했으며 시총 순위도 1위에서 밀려났다. 장재영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며 “향후 임상 시험 성과에 따라 동사 파이프라인 가치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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