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여행지' 검색해 카불 놀러가
UN 안전가옥 피신했다가 수송기 탑승
탈출 과정서 '셀카' 올리기도
"무모하고 생각 없다", "난민이 탔어야 할 자리" 비판 쇄도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한 위험한 시기임에도 불구, 수도 카불로 여행을 떠났던 무모한 영국 대학생의 행동에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학생은 영국군에서 급파한 수송기를 타고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도 '셀카'를 찍어 올리는 등 철없는 행동을 보였다.
18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영국인 대학생 마일스 로틀리지(21)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나는 두바이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영국군에 감사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에 갇혀 있던 로틀리지는 영국군이 보낸 군용 수송기에 탑승해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송기에서 몰래 찍은 '셀카'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로틀리지가 찍은 영상에는 수송기 내부에 다른 수십명의 시민들과 함께 앉아있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영국 버밍엄 출신인 로틀리지는 최근 카불로 여행을 떠났다가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선 등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가 여행지로 카불을 택한 이유는 "인터넷에 '방문하기 가장 위험한 도시'를 검색한 결과가 카불로 나왔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최소 한달간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했으며, 또 유튜브로 검색했을 때 카불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어 안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카불로 입성한 지난 15일 로틀리지는 현지에 고립됐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아프간 영국 대사관으로부터 버림받았다",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한 끝에 현재 카불에 있는 유엔 안전가옥에 피신해 있다" 등 자신의 상태를 밝혔다.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년 넘게 아프간에 대해 '필수 목적을 제외한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리고 있다. 또 탈레반이 아프간 도시들을 장악하기 시작한 지난 6일부터는 아프간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즉시 떠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로틀리지는 이런 위험한 상황에 카불로 여행을 떠난 셈이다.
소식을 접한 영국 누리꾼들은 로틀리지에 대해 "무모했다", "생각이 있는 거냐", "한가하게 셀카나 찍어 올리다니 반성을 덜 한 것 같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당신이 탄 그 수송기 좌석은 다른 여성이나 아이가 탈 수도 있는 자리였다"며 "당신이 한 생명의 목숨을 빼앗았을 수도 있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지금 뜨는 뉴스
또 다른 누리꾼은 "이 청년이 탔던 자리는 영국군에 협조했던 아프간 통역관들처럼, 탈레반의 표적이 된 사람에게 주어졌어야만 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