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유엔 中 대사 "금수조치가 안보 오히려 방해"
러시아와 아프리카 자원 채굴권 놓고 신경전 지속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 무기금수조치 연장 표결에서 홀로 반대입장을 개진하며 기권을 선언했다. 안보리의 무기금수조치를 가장 많이 어긴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는 오히려 이번 표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아프리카의 자원외교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신경전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안보리는 15개 회원국 대표 전체회의를 통해 지난 2013년 12월 이후 이어온 CAR에 대한 무기금수조치 및 표적제재를 1년 연장하는 안을 표결했다. 표결결과 15개국 중 중국만이 이번 금수조치 연장에 반대해 홀로 기권을 선언했고 나머지 14개 국가는 모두 연장에 찬성했다.
이날 중국 대표로 나온 다이빙 주 유엔 중국대사는 기자회견에서 "CAR에 대한 무기금수조치는 CAR의 국가안정과 사회질서 회복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것이지만 현재는 오히려 CAR 정부의 안보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CAR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무기금수조치를 어기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중인 러시아는 오히려 이번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 유엔 러시아대사는 기자회견에서 "CAR 정부는 내년엔 유엔안보리가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의 주장을 정면반박한 셈이다.
양국이 안보리에서 신경전을 벌인 이유는 CAR은 물론 아프리카 전역에서 양국이 경쟁 중인 자원외교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CAR은 다이아몬드와 금, 석유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알려져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2014년 이후 광물자원 채굴권을 놓고 줄곧 경쟁해오던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제재 속에 다른나라들이 CAR에 무기수출이나 군사개입을 못하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병조직으로 알려진 '바그너그룹'이란 용병부대를 파견해 CAR 내전에 깊이 개입 중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발간된 유엔보고서에서 유엔조사팀은 "러시아가 유엔의 승인 아래 정부군을 훈련시킬 비무장 군사고문단 500명을 보낸다고 했지만, 사실은 용병기업을 통해 2100명의 무장 병력을 파병했다"며 "러시아 용병들은 CAR 반군과 전투를 주도하면서 민간인 살해와 강간, 즉결 처형, 고문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CAR에 대한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는 중국은 이를 견제코자 CAR 정부와 밀착외교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6일 중국정부는 CAR에 국영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중동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출구전략을 시작하며 군사개입을 포기하면서 적극적으로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나서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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