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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낭자'가 웬말?"…성차별 구태 못 벗은 올림픽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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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여신' '도쿄 달군 금발 여성'
실력 아닌 선수 외모 강조하는 보도 여전
전문가 "성별 부각하는 표현 차별적…지양해야"

"'태극낭자'가 웬말?"…성차별 구태 못 벗은 올림픽 보도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국가대표 선수들. 왼쪽부터 안산, 장민희, 강채영 선수./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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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지난 23일 개막한 2020 도쿄올림픽을 보도하면서 성차별적 용어를 사용한 언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 국가대표 선수를 소개할 때 '낭자' 등의 부적절한 명칭을 붙이거나 '여신', '미녀' 등 외모를 부각하는 표현을 사용해서 빚어진 일이다.


성차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음에도 구태스러운 보도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표현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성별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고착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언론 보도는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고 큰 파급력을 가진 만큼 표기 방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는 성별을 부각하는 표현 자체가 차별적이라고 인지될 수 있으며, 언론은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대한민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부터 부적절한 언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20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한국 공식 트위터 계정을 비롯한 많은 언론이 금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선수들을 '태극낭자'라고 칭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낭자'는 과거 '처녀'를 높여 이르던 말이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에서는 '낭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남성 선수들을 칭할 때는 '태극총각', '태극도령'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왜 여성 선수를 부를 때만 이 같은 호칭을 쓰냐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사이에선 "태극낭자(라니) 진짜 제정신인가" "모두 같은 국가대표인데 어떻게 여성이라는 이유로 낭자라는 표현을 쓰나" "지금 어느 시대를 사는 건가요?" "듣자마자 헛웃음이 나왔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태극낭자'가 웬말?"…성차별 구태 못 벗은 올림픽 보도 MBC가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를 내보내던 중 특정 국가에 대한 부적절한 설명을 해 사과했다./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실력이 아닌 외모를 부각하는 표현도 여전했다. 여성 선수들을 수식하는 용어로 '미녀 검객', '올림픽 여신' 등의 표현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일부 언론은 아예 '공주야 뭐야…힘 빠지던 도쿄 개막식 달군 금발 여성은 누구?' '주목! 도쿄올림픽의 여신들…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나 예쁘길래…독일 육상 여신, 도쿄 관심 한몸에' 등 선수의 이력을 소개하기보단 외모나 몸매, 의상에 주목해 보도했다.


차별적이고 편견을 부추기는 보도는 여성 선수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앞서 MBC는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를 내보내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사진을 사용하고, 아이티에 대해선 '대통령 암살', 엘살바도르에 대해선 '비트코인'을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설명을 덧붙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를 두고 특정 국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무례한 보도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시민들 사이에선 차별과 배제 없는 올림픽을 시청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코로나 시국에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어느 때보다도 힘들었을 선수들에 대한 존중이나 그들의 노력을 조명하기보단 그저 희화화하려는 중계에 눈살이 찌푸려졌다"며 "올림픽의 목적인 세계평화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성별을 부각하는 표현은 특정 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혜정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는 "여성 선수들에 대해 '미녀', '낭자' 등 수식어가 붙는 것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표현"이라며 "남성 선수는 전문가의 모습, 능력을 보여주는 수식어가 붙지만, 여성 선수의 역량이나 커리어를 보여주는 표현은 덜 사용된다. 여성의 성을 부각하는 표현 자체가 이제는 차별적이라고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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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과거부터 사용되어왔던 잘못된 표현을 불편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졌다. 문제의식 없이 이런 표현을 여전히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한국의 방송 콘텐츠는 이제 한국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본다. 따라서 차별을 부추길 수 있는 용어를 지양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청자들의 생각을 인지하고 이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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