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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의 미래당겨보기]디지털 시대의 뉴딜, 소득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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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자산 양극화 심화…‘뉴딜’ 의미 재확인해야
공장·사무실 중요성 줄어…고용-피고용자 형태도 희석될 것
긱노동·유튜버 등 경제활동 다양화…소득 기준 사회보장 필요

[이명호의 미래당겨보기]디지털 시대의 뉴딜, 소득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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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겪으며 안전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생계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거리의 상점이 문을 닫고, 휴업을 하고, 영업 시간을 줄이며 근근이 버티면서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이전과같이 회복될 것인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촉진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히려 디지털 및 IT 기업들의 매출 증대, 사업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하는 여러 활동들이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서비스가 늘어난 건 물론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원격 근무, 온라인 공연, 메타버스까지 새로운 생활 및 소비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이 누구에게는 생계의 위협을 가하는 고통이고, 누구에게는 새로운 신세계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풀린 돈이 디지털 전환으로 기회를 잡은 사람들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다. 일자리와 소득 양극화에 이어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뉴노멀’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와 복지 정책, 제도가 필요한 시대다.


지난해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발표한 이후 최근에는 휴먼 뉴딜을 더해서 한국판 뉴딜 2.0을 발표했다. 디지털과 그린 뉴딜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과 함께 안전망 강화를 위한 휴먼 뉴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 불평등 및 격차 해소를 내걸었다. 전국민 대상 고용안전망 구축을 위해 고용보험 대상을 예술인,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등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산재보험도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지원 직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하게는 이전 제도의 확대이지 뉴(new), 즉 새로운 것은 아니다.


뉴딜은 1930년대 초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처음 실시한 정책이다. 1929년 주식시장 폭락 이후 4%의 실업률이 1933년 25%로 증가하는 대공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나온 정책이 뉴딜이다. 공업 생산량이 30%로 줄고 목재업, 광업, 농업도 생산이 줄었는데 물가는 하락해 어려움이 심화됐다. 반면 자산가와 화이트 칼라, 서비스업 노동자의 고통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루스벨트는 뉴딜의 시작을 은행과 금융 개혁으로 시작했다. 달러 금본위제를 중단해 쉽게 통화를 발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통화 가치의 하락을 이뤄냈다. 정부 재정을 확대해 공공 투자를 늘렸다. 뉴딜 정책의 상징이 후버댐이나 고속도로 사업 등으로 연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 정부도 디지털 시대의 고속도로, 디지털 시대의 댐인 데이터댐이라는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뉴딜로 연결시켰다. 댐과 고속도로가 늘어난 실업자를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을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었으나, 뉴딜의 핵심은 아니다.


부의 양극화, 너무 커진 자본의 힘이 대공황을 가져왔기 때문에 뉴딜은 부의 균형으로 경제 역동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노동의 힘을 강화하고 안정화하기 위해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을 도입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본가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했다. 아울러 실업보험과 노령연금을 도입해 노동자들의 불안을 덜어줬다. 기업가들이 카르텔과 독점을 형성하며 부를 축적하고, 이에 맞서 노동자들이 폭력적인 파업을 벌이던 대립이 완화됐다. 노동과 자본의 균형, 노사가 양보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어냈다. 산업 현장이 안정화되며 기업은 혁신에 매진하고 과실을 노동자들과 나누는 관계가 만들어지며 미국은 경제 대국이 되었다. 뉴딜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시대 대한민국에는 어떤 뉴딜이 필요한가? 코로나19는 디지털 전환이 미래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기후변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의 고통은 골고루 분산되어 있지 않다.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과 로봇에 의한 노동의 배제, 실업의 증가에 대한 우려도 크다. 디지털 전환에 의해 경쟁력을 잃은 기업과 산업도 늘어날 것이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저항도 커질 것이다. 그런 불안감과 우려 속에서 기본소득이라는 주장이 등장해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일자리와 사회보장 제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고용보험 대상을 확대한다는 전국민 고용보험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점진적으로 정부가 주는 생활지원금(기본소득) 금액을 높여간다는 기본소득 제도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디지털 전환 시대의 특징에 맞는 사회보장 제도, 고용 및 실업보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디지털 경제의 특징은 공장과 사무실의 중요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디서나 일할 수 있게 됐고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고용을 원하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은 프리랜서로 여러 기업과 계약을 맺고 업무를 처리(노동)해주고 있다. 기존의 특수고용직 노동자만이 아니라 긱 노동, 플랫폼 노동으로 불리는 사업주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 모호한 신분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튜버가 직업인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는 고용과 피고용, 사용자와 노동자라는 관계는 점점 더 희석될 것이다. 피고용자가 계약을 맺은 사업 파트너가 되거나 고용자가 돼 프로젝트 계약을 수행하기도 할 것이다. 고용과 피고용은 수시로 바뀌는 관계가 되고 1인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고용이 늘어나는 사회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다양한 방식의 경제 활동으로 소득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경제 활동을 촉진해야 디지털 경제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보장의 영역 밖에 있다. 고용이 돼야 사회보장 가입 대상이 되는 제도는 유효하지 않다. 과거 공장 노동 시대에 만들어진 노동법과 실업보험은 오히려 산업경제로의 후퇴를 강요하는 꼴이다. 다양한 방식의 경제 활동으로 소득을 얻지만 일이 줄어 소득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불안을 덜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경제 활동을 기준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누구나 소득보험에 가입돼 어려울 때 경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시대의 사회보장제도로 디지털 뉴딜을 완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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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의 미래당겨보기]디지털 시대의 뉴딜, 소득보험 이명호 (사)미래학회 부회장.


이명호 (사)미래학회 부회장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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