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2세 백신 접종 예약도 '먹통'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 폭주 현상, 이번이 네 번째
시민들 "오류 한두 번도 아니고 화가 나"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인내심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대기해야 하나요?", "접속이 돼야 백신 예약을 하죠."
최근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사이트에 오류가 끊이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접속자 폭주로 시스템이 먹통 되는 것은 물론 대상자임에도 대상자가 아니라는 안내 오류까지 뜨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약 대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사이트에 우회해 예약할 수 있는 이른바 '꼼수 방법'까지 공유되면서 혼란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시민들은 방역당국의 철저한 시스템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오후 8시부터 만 50~52세(1969~71년생) 236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백신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시스템 접속이 지연되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은 이어졌다. 백신 예약 먹통 사태는 지난 12일(55~59세)과 14일(12일 예약 조기 종료에 따른 예약 재개), 19일(53~54세)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렇다 보니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부모님 예약해드리려고 계속 기다렸는데, 차례되니까 갑자기 오류 나서 다시 대기했다", "사이트 들어가자마자 앞에 7000명밖에 없어서 좋아했는데 차례 되니까 다시 리셋됐다. 다시 처음부터 기다리려는데 앞에 10만 명 넘게 대기하고 있더라" 등의 토로가 이어졌다.
정치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70년생(51세)으로 이번 사전 예약 대상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20시에 접속해 '고객님 앞 7367명', 30분 기다려 드디어 0명이 되는 순간 첫화면으로 복귀했다"라며 "망연자실하여 한참 기다리다 들어가 보니 '고객님 앞 14만명', 이것은 K예약 시스템"이라고 일갈했다. 또 그는 '#능력없으면 그냥 줄을 세워라' 등의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접속 대기를 피하는 각종 꼼수 방법이 공유돼 논란이 일었다. 특정 명령어를 인터넷에 입력하거나 휴대전화에서 비행기 모드를 켰다가 3초 후에 다시 끄고 새로고침 단추를 누르면 대기 화면에서 곧바로 예약 화면으로 넘어간다는 내용의 게시물들이다.
이 같은 꼼수 방법을 통해 백신 접종에 성공한 이들은 "덕분에 부모님 백신 예약해드렸다", "대기 안 하고 바로 들어가서 예약했다", "오랜만에 효도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꼼수 예약' 논란은 지난 14일 55~59세 사전 예약 때도 있었다. 당시 곧바로 예약 정보 입력창으로 넘어가는 우회 링크가 확산해 논란이 됐다. 질병청은 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예약 꼼수는 이번에도 통했다
상황이 이렇자 불안정한 예약 시스템에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다. 부모님을 대신해 사전예약에 나섰다는 대학생 김모(26)씨는 "대기하고 예약하려는 순간 재접속하라는 오류가 떴다. 너무 황당해서 순간 어이가 없더라"라며 "결국 2시간 30분을 기다려서 예약했다. 코로나 사태만으로도 힘든데 백신 예약까지 이렇게 힘들게 해야 하는 거냐"고 분노를 표했다.
최모(51)씨 또한 "접종 예약 사이트가 먹통 됐다는 기사는 봤지만, 내가 실제로 겪게 될 줄은 몰랐다"며 "중대한 사안일수록 정부가 나서서 일을 제대로 처리해야하는거아니냐.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은 보이지 않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한편 당국은 백신 예약 대상자 일정에 따라 사이트를 바꾸면서 접속 장애 발생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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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예약 대상자 일정에 따라 예약 시 매번 개통을 하며, 조금씩 (사이트가) 바뀌다 보니 시스템 코드들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송구하다"며 "이번 오류들은 빠르게 인지하지 못한 케이스다. 세심하게 조금 더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계속 찾겠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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