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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규의 야구라는 프리즘]야구는 혁신에 따른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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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화된 클럽, 스트라이크존 등 혁신적 규칙 제정
업무 분리·고용 확대로 리스크 최소화, 21세기 한국 혁신기업은…

[최민규의 야구라는 프리즘]야구는 혁신에 따른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했나 디 아메리칸 내셔널 게임 오브 베이스볼: 뉴저지 호보큰 엘리시안 필즈에서 열린 챔피언십 그랜드 매치(커리어 & 아이브스 발행, 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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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는 초창기 야구를 다룬 채색 석판화 한 점이 소장돼 있다. 석판화 전문기업 커리어&아이브스가 1866년 출판한 그림으로, 뉴저지주 호보큰의 엘리지안필즈에서 치러진 야구경기를 묘사한다. 붉은 잉크로 적힌 1845년 7월 15일은 이 경기가 열린 날짜로 보인다. 엘리지안필즈는 1845년 6월 19일 최초의 야구경기가 열린 곳이다. 날짜대로라면 탄생 26일 뒤의 야구경기 장면이 되겠다.


오늘날 야구장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투수는 언더핸드 투구로 공을 막 던지려 한다. 당시엔 오버핸드 투구가 금지됐다. 포수는 보호장비 없이 거의 선 자세로 포구를 준비한다. 마스크와 프로텍터, 신가드 등이 아직 발명되지 않았을 때다. 야수들은 글러브를 끼지 않았다. 손을 보호하는 글러브는 발명 뒤 한동안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선수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했다.


다른 점은 또 있다. 심판이 한 명뿐이다. 지난달 17일자 칼럼에서 잠깐 소개했듯이 야구는 원래 단심제였다. 1845년 제정된 최초의 야구 규칙인 니커보커룰 2조에는 "회장, 또는 부회장이 심판 한 명(an Umpire)을 지명한다"고 돼 있다.


야구 규칙은 그 뒤 여러 중요한 변화를 겪었으나 심판 한 명이 경기를 관장한다는 원칙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았다. 심판 수가 늘어난 건 야구의 혁신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 바로 스트라이크존의 발명이다.


야구는 타자가 스트라이크 세 개를 당하면 아웃인 경기다. 그런데 초창기 야구에서 스트라이트는 오직 타자가 헛스윙할 경우만 선언됐다. 타자는 치기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있었다. 이러면 경기 시간도 무한정 늘어난다.


미국에서 태어난 야구는 영국에서 시작된 축구와는 사뭇 다르게 발전했다. 초기 축구의 역사는 프로화에 반발해 아마추어리즘을 지키려는 시도로 요약될 수 있다. 야구는 처음에는 영국식 신사들의 클럽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내 프로가 대세가 됐다. 1871년엔 내셔널어소시에이션이라는 최초의 메이저리그가 생겼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조직이었다. 어소시에이션은 1876년 선수가 아닌 구단들이 회원인 내셔널리그로 재편된다.


지금도 양대 메이저리그로 꼽히는 내셔널리그의 정식 명칭은 ‘내셔널리그 오브 프로페셔널 베이스볼 클럽’이다. 여기에서 클럽은 사교모임이 아닌 회사를 뜻한다. 북미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야구에서는 감독을 헤드코치가 아닌 매니저로 부른다. 19세기 미국 회사들은 노무와 회계를 담당하는 임원 한 명씩을 뒀다. 야구 클럽도 이를 답습해 필드매니저와 제너럴매니저 체제로 운영됐다.


기업화된 야구 클럽은 많은 수입, 즉 많은 관중을 원했다. 경기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할 관중은 투수와 타자의 승부가 무한정 길어지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구단들은 메이저리그에서 타자가 충분히 칠 수 있는데 치지 않은 공도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할 수 있게 했다. 콜드 스트라이크(Called Strike)다. ‘칠 수 있는 공’의 기준이 필요했다. 좌우를 홈플레이트 너비로 하고 상하를 타자 무릎에서 어깨 높이로 한 스트라이트존이 그래서 고안됐다. 내셔널리그가 스트라이크존을 야구 규칙에 명문화한 해는 1887년이다.


그런데 스트라이크존은 가상의 공간이다. 지금도 투수와 타자, 팬이 가장 불만을 쏟아내는 판정이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콜이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소장된 그림에서 심판의 위치는 포수 뒤쪽이다. 스트라이크존이 고안된 뒤로는 투수 옆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하기 가장 좋은 위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구와 주자의 움직임을 쫓기에는 불리하다. 오심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소비자인 관중은 오심이 많은 경기에는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메이저리그는 스트라이크존 도입 11년 뒤인 1898년 야구 규칙을 수정했다. 주심(Umpire) 외에 보조심(Assistant Umpire)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단심제에서 2심제가 됐다. 업무도 구분했다. 주심은 타자 뒤쪽에서 스트라이크존 판정을 주로 하고, 보조심은 타구와 주자의 아웃/세이프 판정에 중점을 뒀다.


[최민규의 야구라는 프리즘]야구는 혁신에 따른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했나 쿠팡 부천 물류센터 근무 현장


전자상거래기업 쿠팡에서 일했던 지인으로부터 사진 한 장을 받았다. 부천의 물류센터에서 남색 근무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파란색 바구니가 실린 카트와 함께 창고 입구 앞에 줄지어 서 있다. 일용직이나 계약직 직원이다. 이들은 창고에 들어간 뒤 지급받은 PDA 정보에 따라 물품을 바구니에 담아 포장층으로 내려보낸다. 노란 옷을 입은 직고용 관리자가 이들을 감시 감독하고 있다.


쿠팡은 AI를 활용해 배송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혁신을 이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과중한 업무를 짊어지게 됐다. 효율을 최우선으로 했지만, 근무 환경은 열악했다. 업무 관련 부상과 질병도 급증했다. 사망자까지 나왔다. 6월 17일 이천 물류센터 화재에는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따랐다. 관리자가 직원의 화재 신고를 무시했다는 증언도 있다. 분노한 소비자들은 회원탈퇴와 불매운동으로 맞서고 있다.


19세기 미국의 야구 기업들은 더 많은 수익 실현을 위해 스트라이크존 도입이라는 혁신을 시도했다. 그러자 심판의 업무가 늘어났고 복잡해졌다. 사고가 일어나고 소비자들이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메이저리그는 ‘업무의 분리’와 ‘고용의 확대’라는 결론을 내렸다. 21세기 한국의 혁신기업은 어떤 응답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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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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